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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11년 12월 24일, 토] 홍콩 여행 2일차 - 스탠리 마켓(Stanley Market)

by 이거는 2012. 8. 19.

 

  홍콩, 맑음

  필리핀에서 입었던 여름옷을 한국에 국제소포로 보냈다. EMS가 아닌 일반 항공우편으로 보냈는데 생각보다는 가격이 저렴했다. 배송도 5일이 채 안걸릴 정도로 빠르단다. 10kg 정도에 280불이 들었다.


  숙소 근처 식당에서 딤섬을 먹었다. 종류가 정말 다양했는데 다들 맛있었다. 이래서 홍콩에 오면 딤섬류 음식을 여러번 먹어보고 가라는구나하고 느꼈다.

 

 

<어제 거북이 등껍질로 만든 푸딩을 먹은 뒤 이 차의 성분을 약간 의심하기도 했지만 둥굴레차와 비슷한 맛이 난다>


  사람이 많으면 테이블을 공유한다. 8인용 테이블에 우리 말고도 2명, 3명의 다른 그룹이 앉았다. 테이블에 앉으면 뜨거운 찻물을 주는데 차로 마시는 용도보다는 식기를 닦는 용도로 쓰인다. 접시에 적당히 뜨거운 차를 채우고 수저부터 사용할 식기들을 담궈가며 헹군다. 홍콩 사람들은 식당의 설거지를 별로 믿지 못한단다. 그리고 음식이름과 번호가 적힌 메뉴판이 있는데 카트에 음식을 종류별로 들고다니는 사람들에게 해당 메뉴를 말하면 건네주면서 계산서에 번호와 개수를 적고 간다. 나중에 이것으로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와, 맛있겠다. 좀전에 밥먹긴 했지만 이것 정도는 먹을 수 있어.


  어제 왔었던 코즈웨이 베이(Causeway bay)의 출구 B로 나와서 40번 미니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20분쯤 가니 우리의 목적지인 스탠리 마켓(Stanley market)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에는 주로 공예품 가게가 많다. 우리의 남대문 시장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원래는 적주라는 이름의 동네지만 1841년, 홍콩이 영국의 영향에 들게 되었을 때 식민지 사령관이던 성 스탠리의 이름을 따게 되었단다. 당시에는 2000명의 어부가 모여 사는 홍콩에서는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었다더군.


  여긴 어부들이 살던 집이라더라. 지금은 비어있는 듯 했다.


  여기는 토스트로 유명한 스탠리 맛집이다. 현지 사람들에게 소문난 가게답게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엄청 길었다. 들어가는 입구에 위치해있는데 기다리는 줄이 길어 주변을 한바퀴 구경 후 먹어보기로 했다. 근데 한 시간 후 줄은 더 길어져 있었다. 휴... 여기나 한국이나 유명세는 어쩔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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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 먹은 밀크티와 토스트, 인스턴트 면은 모두 다 맛있었다.


  스탠리 마켓을 나와 북쪽으로 걸어가면 스탠리 비치를 갈 수 있다. 뒤로는 높은 빌딩에 앞에는 작긴하지만 멋진 비치가 펼쳐져 있다. 물론 우리의 해운대보다 작긴 하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아무때고 바다에서 수영할 수 있어서 좋겠다.


  저녁은 스탠리 메인 스트리트(Stanley main st.)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먹었다. 시드니의 하버 브릿지(Harbour bridge)와 오페라 하우스 사이에 위치한 해변 공원같은 분위기가 났다. 이런 곳을 워터프론트(Waterfront)라고 부르나보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몰릴 것을 감안해 미리 예약을 해 두었다. 보증금으로 미리 얼마 정도를 넣어두고 나머지 차액은 식당에서 식사 후 내면 되는데 우리는 2인 580불이 들었다.

  테이블마다 분위기 있게 촛불을 켜 두고 와인을 제공한다.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줘서 보니 몇가지 장난감이 들어있었다. 해산물 뭐시기를 먹었는데 뭐 비싼식당의 음식들이란 분위기와 모양은 멋질지 몰라도 맛이 영~ 아니다. 골드코스트(Gold coast)의 조지 파라곤(George's Paragon restaurant) 이후 오랜만에 내 요리실력을 자랑하게 만드네.

  마침 카메라도 방전되서 식사하면서 식당에 충전을 부탁했다.


  멀리 머래이 하우스(Murray house)가 보인다. 머래이 하우스는 1844년 시내 중심에 장교 숙소의 용도로 지어졌다가 1998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시켰다고 한다. 지금은 레스토랑과 해양박물관의 역할로 쓰인다.

  머래이 하우스 뒤로는 틴 하우(Tin hau) 사원이 있다. 이 사원은 1767년에 세워졌는데 1942년 일제의 폭격 당시 2개의 폭탄이 떨어졌지만 폭발하지 않아 이곳에 머물던 사람들은 다치지 않았단다.


  260번 버스를 타고 시내 중심부로 향했다. 2층에서 앉아 산길을(물론 잘 포장된 산길) 굽이굽이 내려가는데 멀미가 나더라. 2층이라 1층보다 더 갸우뚱거리는 것 같았다.


<책에서나 봤던 홍콩 - 상하이 은행 본점을 눈앞에서 보고있다니!>


 

<이 건물은 배트맨 다크나이트(Dark knight, 2008)와 미션임파서블 3(Mission Impossible 3, 2006)에도 나온다!>



  퀸스 로드(Queens rd.)를 따라 둘러보는데 필리핀만 사람이 많은 것이 아니라 홍콩도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신년맞이도 아닌데 크리스마스 카운트다운을 하는지 몇 개의 도로를 경찰들이 통제하고 있었다. 경찰들에게 왜 도로를 통제하고 있냐고 물어보니까 모르겠다고 했다. 그렇지? 너희들도 그저 명령에 따라 움직일 뿐이겠지.

  여기는 포팅거 스트리트(Pottinger st.)인데 영화 인정사정 볼것없다(1999)에 배경으로 나온 골목이 생각났다.


  홍콩의 밤을 느끼고 싶다면 제대로 찾아왔다. 이곳이 란콰이펑(Lan kwai fong).

  바글거리는 사람들로 북새통이었다. 정신없어라.

  우리 숙소 근방으로 돌아왔는데 여기도 란콰이펑 만큼 사람들로 북적였다. 거리공연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복(福)이라는 같을 글자를 모두 다른 글씨체로 적었다.>


<아뵤~!>


  군것질 타임! 난 아무래도 홍콩에서 살아야 할 것 같다. 길거리 음식이 이렇게나 다양하다니!


  순대의 돼지 내장과 비슷한 음식을 팔더라. 맛이 궁금해 먹어보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순대와 비슷한 먹거리다. 하지만 순대보다는 돼지냄새가 많이 난다. 우리처럼 소금이 아니라 바베큐와 허니머스타드 소스에 찍어먹는다. 순대국에 들어가는 돼지 내장들을 먹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건 조리법이 달라서 그런지 맛있다고 느끼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숙소에 도착하니 12시를 넘겼다. 하루가 짧네.

  일하는 동안 그토록 계획하고 꿈꿔왔던 요즘이지만 막상 아침에 나가서 매일 밤 늦게까지 여행하는 것도 일하는 것 만큼이나 힘들다. 다만 즐거움과 하고싶던 계획을 이룬다는 뿌듯함은 비교할 수 없지.


우편요금 : 280

교통비, 군것질 : 519

저녁식사 : 580

총 지출 : HK$ 1379(2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