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1월 4일, 월] 록햄턴 생활시작

  록햄턴, 맑음

  이곳도 역시나 4시정도가 되니 날이 슬슬 밝아왔다. 뜬 눈으로 밤을 보내다가 5시 반쯤 날 더 밝기 전에 백팩커 앞에다가 짐들을 두어야 속이 편할 것 같았다. 역시나 이 웬수같은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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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시쯤 매니저 하우스 앞을 서성대니 매니저가 깨어났다. 7시쯤부터 다른 사람이 리셉션 데스크 열 것이라고 TV라운지에서 쉬고 있으라 했다. 정말 친절했다. 어제 밤에 본 것과는 다르게 나름 깔끔했다.
  샤워부터 하고 피곤을 참아가며 7시까지 기다렸는데 체크인은 10시부터 가능하대서 TV라운지에서 소파에 앉아 잠을 좀 청했다. 하지만 주변 나무들 때문인지 모기는 여기서도 극성이었다.
  9시 반쯤부터 리셉션 데스크를 서성이니 결국 방을 내줬다. 일찌감치 내 주지 고리타분하기는. 하루에 22불. 우선은 3일치만 계산하고 방에 짐을 넣어둔 뒤 고기공장을 찾아 나섰다. 구글맵에 보인 기차역이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 길은 가도가도 끝이 없었다.

  가는 길에 거리 상점에 물어보니 앞으로도 역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도는 어떻게 된거지? 상점으로부터 다시 태양열로 달궈진 거리를 1킬로쯤 더 가니 첫 번째 고기공장이 보였다. Teys Bros 라고 들어본 곳이었다. JBS인가도 찾아보려 했지만 샌달이 다 닳아 너무 힘든 상태였다. 지원할 수 있냐고 하자 지원서 양식을 주면서 다음주 월요일에 내라고 했다. 그때까지는 쉰단다.

<Teys Bros.(당시의)이력서 양식>

applicationforemployment2009.pdf

  오는 길에 결국 샌달의 발목조임 부분이 떨어져 나갔다. 슬리퍼처럼 된 것이다. 담당관님의 구수한 욕이 절로 튀어나왔다. '지랠해고 있네' 어제 저녁과 지금의 상황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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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에 취직된다 하더라도 내 걸음으로 열심히 걸어서 편도 1시간정도의 시간이 소모된다. 버스나 기차는 지나가는 것을 한번도 못봤고. 이것도 쉽지는 않겠구나 싶었다.
  지랠같은 샌들을 끌고 백팩커로 돌아와 샤워후 잠이 들었다. 2시간쯤만 잘 예정이었다. 2시 쯤이면 해가 피크에서 슬슬 넘어갈 것이므로 북쪽에 있다는 울월스에서 간단히 장이나 봐야지.
  자고 일어나 나갈 채비를 하고 선크림을 바르려는데 온몸이 안아픈 곳이 없었다. 간밤에 모기와의 전투흔적과 얼굴, 팔 등 노출되는 부위는 벌써 붉게 탔다. 목에도 선크림 꼭 발라야지, 목부분도 붉은데다가 아팠다. 피곤으로 시야도 조금 좁아진 듯 했다. 앞으로 움질일 때는 7시나 8시쯤 일찌감치 나서야겠다.

  울월스에서 제일 싼 물 2병과, 사과와 우유를 사고 돌아오니 한국인인 듯한 일행들이 보였다. 기회를 봐서 말 걸어봐야지. 일행들이 있다는 것에 속으로 엄청 부러웠다.
  간단히 다시 구글맵으로 확인해보니 역이 있는 것은 맞는데 왜 기차가 하나도 안다녔는지는 모르겠다. 여긴 겨우 30분 인터넷 하는데 2불이나 든다.
  물을 마셔보니 스파클링 워터(탄산수)였다. 켁! 아직도 표지만 보고 구매해서 그래.

백팩커 22불 3일 66불
자판기 과자 1.8불
음료 3불
우유와 물, 사과 10불
인터넷 2불(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