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햄턴, 맑은 후 저녁에 비
어제 저녁 한국인 일행들이 백팩커 수영장 앞 벤치에 다들 앉아있길래 말을 걸어봤다. 역시나 농장일을 같이 하다가 공장일을 찾아 이곳에 오일쉐어로 함께 온 케이스. 베티누나 말대로 이곳에서는 같은 한국인들이 일거리를 얻기 위한 경쟁자이다. 표면적으로는 웃고 말하지만 속은 서로가 견제하면서 정보공유를 숨김없이 전부 하지는 않는다는 점. 물론 예상은 했었다. 공급은 제한적이되 수요가 많으니 서로가 경쟁할 수 밖에 없는 슬픈 현실을. 농장일이 맘같지 않아 이곳으로 왔다던 그들은 총 6명에 차를 갖고있었다. 브리즈번을 떠나와서는 그 누구와도 편히 한국어로 얘기할 수 없는 지금의 나로서는 그들처럼 외로움 없이 작은 커뮤니티가 형성되있는 점도, 자동차라는 이동수단을 갖고 있는 점도, 나보다 일찍 호주에 와 겪었던 경험의 깊이도, 모두가 부러웠다. 하지만 이것도 감안해서 유학원 없이 혼자온 호주가 아니던가. 지금까지는 잘 해왔다고 생각되었지만 가장 중요한 일자리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슬슬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아침 8시 정도에 백팩커를 나서 시티의 인포메이션 센터에 들렀다. 일자리 정보와 공장으로 가는 교통편에 대해 묻고싶었다. 어제 끈질긴 모기들과 노숙했던 다리 아래의 벤치를 내려보며 시티로 향했고 밤에는 전혀 몰랐던 생소한 거리모습들이 보였다. 아직 열지 않은 가게들도 많았고 분양을 기다리고 있는 빈 가게들도 많았다. 한마디로 휑 했다.
온 길에 조금 더 가보기로 했다. 역시나 조금 더 가니 엄청난 크기에 K마트, 울월스, 콜스 등등이 밀집된 실내마트(Stockland, 스톡랜드)가 있더라. K마트부터 들러봤는데 나에게 필요한 120리터 캐리어 가방이 69달러였다. 언젠가 이곳을 떠날 때 꼭 사야지.
저녁은 피곤해서 일찍부터 자리에 누웠다. 어제 에어컨을 너무 심하게 틀고 잤는지 코감기에 걸려 훌쩍거렸다. 코감기약 하나를 먹고 잠에 들었는데 저녁 9시경부터 비가 엄청나게 내렸다. 빗소리에 취해 자는 기분이 좋았다.
슬리퍼, 진저에일 캔, 솔로
총 지출
9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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