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호주 워킹홀리데이/9. 빌로엘라(Biloela)

[11년 6월 27일, 월] 세금환급 신청

by 이거는 2012. 7. 5.

  지난 달 말부터 이번 달까지 5주 정도를 풀타임으로 일을 못해 시간이 많이 남았다. 한 주에 이틀이나 3일 밖에 일을 못했다. 많이 내린 비의 영향도 있긴 했지만 도심으로부터 더 멀리 떨어진 록햄턴은 꾸준히 일을 하는데 이곳만 일을 쉰다니 이유가 있었다.

  우리 공장의 경우 거의 모든 제품이 수출용으로 생산된다. 가장 큰 시장은 역시나 일본과 한국. 이곳에서 내가 자르고 다듬은 소고기가 한국에 있는 가족들 식탁에 올라가는 것인데 요새, 호주의 환율을 비롯해 소고기 가격의 협상이 잘 되지 않았는지 의도적으로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쉬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공장은 농장과는 다르게 쉴 때 계획적으로 언제부터 언제까지 쉰다고 알려주니까 시간을 조리있게 쓸 수 있었다. 게다가 방값과 생활비 정도는 벌 수 있었으니.

  일하면서도 매번 시간 날 때마다 록햄턴으로 가서 스위프트에 지원하고 오곤 했다. 난 오후반이기 때문에 잘만 시간맞추면 일하기 전까지 다녀올 수 있었다. 딱히 지금의 상황이 안좋다기 보다는 이왕이면 남은 호주생활을 처음에 목표로 했던 곳에서 마쳤으면 했다.

  정작 나는 안되고 내가 AWX에 소개해준 친구는 록햄턴으로 올라가 일을 하고 있다. 덕분에 주말에 놀러갈 때면 도움을 많이 받았다. 왕복이 500킬로긴 했지만 호주에서 그 정도는 근교라고 하지. 그는 시드니에서 시급 10불도 안되는 한인 시티잡으로 8개월만에 10000불을 모은 뒤 자동차까지 산 ‘독종’이었다. 지난번 갠다에서 같이 일하면서 많이 배우고 서로 도움도 주고는 했다. 나이까지 동갑이라 더욱 친해질 수 있었다. 그때의 농장은 순전히 세컨비자를 얻기 위해서 온, 그에게는 ‘휴가’였다. 남들 열나게 달려다닐 때 느긋하게 만다린 한 빈을 채우고 나무그늘 아래 누워 군것질을 하던 그는 누가 봐도 특이했다. 난 그런 성격, 특히나 제몫은 다 하지만 남들에게는 전혀 피해를 주지 않는 점에 빠져들었다.

  작년 이맘때 했던 E-Tax를 이용한 텍스환급 때에도 모른다고 나한테 무조건 물어본 것이 아니라 해볼 수 있는 대로 다 해보고 나서 모르는 것만 콕콕 물어봤는데 어찌 기꺼이 도와주지 않을 수 있을까.

  그때 저녁을 얻어먹는 댓가로 해준 세금환급은 11명 모두 이상없이 환급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처럼 해보려고 해도 액수가 큰데다가 라파(LAFHA)를 적용하여 낸 세금도 보통보다 적었다. 하지만 이왕이면 많이 되돌려 받고 싶은게 사람의 마음. 세금환급 대행기관을 이용하면 각종 디덕션(공제) 항목을 좀 더 고려해볼 수 있고 환급과정에서 귀찮은 문제가 생겨도 대신해 줄 수 있기에 올해는 맡겨보기로 했다.

  때마침 세금환급 시즌을 맞아 브리즈번에서 사람이 왔다. 워킹택스(http://www.workingtax.net)에서 왔다고 했다. 이곳 빌로엘라를 비롯해 에메랄드(Emerald)나 록햄턴(Rockhampton)까지 돌아볼 계획이라고 했다. 대리업무 신청과정에서 세금환급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들고 가는데 이 사람이 본인의 계좌로 환급받으리란 불안(한마디로 사기를 칠 수도 있다는 얘기) 때문에 성급히 맡기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곳에서 벌써 1년 가까이 일해왔던 사람이 말하기를 작년에도 왔다고 했다. 물론 세금환급도 무사히 잘 받았고. 때문에 나도 믿고 맡길 수 있었다. 더욱이 방문접수나 온라인 접수보다도 저렴하게 등록할 수 있었다.


  작년 7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수입 39403불에 세금 5980불(라파 - LAFHA로 인한 공제를 제외하면 실제수입 약 41803불에 세금으로 5980불)을 냈다.

  내 스스로 계산을 해봤을 때 거주자(Resident) 37000불 이상이므로 기본  4650불을 세금으로 우선 낸뒤

  39403불 - 37000 - 디덕션(큐피버 290불 + 나이프세트 219) = 1894불에서 30퍼센트(달러당 30센트)인 568불을 추가로 총 5218불을 세금으로 내야했다. 그려면 5980 - 5218 = 762불이 환급가능 금액.

  대행사를 통한 환급 가능한 액수는 차량운행, 작업관련 도구 구매, 큐피버 주사 등을 포함한 디덕션까지 포함해서 2540불이었다. 1000불을 수수료로 내도 대행사를 통하는게 낫다는 얘기.


  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다른 동료들은 신청 후 2주만에 환급받았지만 나는 11월 22일에 환급받았다.


  지난 1년간 은행거래내역, 차량등록 내역, 차량과 업무관련 디덕션(Deduction) 내용을 자세하게 적어서 내라는 문서가 왔다. 업무관련된 것은 낼 수 있지만 차량 관련된 것은 어찌 제출한단 말인가. 듣기로는 한 해 동안 대행해주는 사람 전체 중에 두세 명 정도 걸리는 인스펙션을 걸린 것이라고 했다. 때문에 디덕션을 위해 적었던 3485km의 내역을 날짜별로 적어서 제출했다. 기타 다른 필요한 문서는 대행사에서 대신 해결했다. 결과적으로 받기는 했지만 그동안 신경이 많이쓰였다. 혼자서 감당했다면 머리가 좀 하얘졌겠지. 대행사 덕분에 쉽게 받을 수 있었다.


 

[빌로엘라 티스(Biloela Teys Bros.) 관련글]

01. 빌로엘라 처음 지원한 날 : [10년 7월 1일, 목] 빌로엘라(Biloela Teys Bros.) 고기공장 지원

02. 고기공장에서 일하려면 맞아야 하는 주사 : [11년 4월 3일, 월] 큐피버 접종(Q-Fever)

03. 잡 에이전시 AWX : [11년 4월 11일, 월] AWX 등록

04. 웨이팅 중에도 일을 할 수 있다? : [11년 4월 14일, 목] 박스공장

05. 일 소개는 이렇게 해준다 : [11년 4월 21일, 목] 빌로엘라 티스(Biloela Teys Bros.) 발령

06. 빌로엘라(Biloela)의 숙소와 생활 : [11년 4월 23일, 토] 갠다를 거쳐 빌로엘라로

07. 공장 인덕션은 이렇게 한다 : [11년 4월 25일, 월] 소공장 인덕션

08. 나이프 핸드의 어려운 점 : [11년 4월 27일, 수] 나이프 핸드(Knife hands)의 푸념

09. 공장에서 1년간 일하면 버는 돈 : [11년 6월 27일, 월] 세금환급 신청

10. 휴대폰 통신사 고민해보고 결정하자 : [11년 6월 30일, 목] 옵터스(Optus) VS 텔스트라(Telstra)

11. 공장 일 하기 전 마음가짐 : [11년 7월] 많이 들었던 질문

12. 왜 농장보다 공장인가? : [11년 3월 4일, 금] 공장의 좋은 점

13. 공돌이의 하루 : [11년 8월] 고기공장에서의 일과

14. 소고기공장 주급은 얼마? : [11년 9월] 빌로엘라 티스(Biloela Teys Bros.)의 시급과 페이

 

[세금환급과 연금환급 관련글]

01. e-Tax를 이용한 세금환급 혼자해보기 : [10년 7월 5일, 월] 호주에서 e-tax로 세금환급하기

02. Q - fever를 비롯한 업무도구 구매, 무조건 환급되는게 아니다 : [11년 4월 3일, 월] 큐피버 접종(Q-Fever)

03. 16000불 이상의 수입, 조금 더 환급받고 싶다면 : [11년 6월 27일, 월] 세금환급 신청

04. 연금환급 : [11년 10월 11일, 화] 연금환급과 호주생활 22개월의 성적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