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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킹홀리데이/9. 빌로엘라(Biloela)

[11년 7월] 많이 들었던 질문

by 이거는 2012. 7. 13.

  내가 빌로엘라에 처음왔을 때 사람들이 많이 묻던 질문이 몇 가지가 있다.

  1. 잉햄에 어떻게 들어갔어요? 커버레터 잘 써야되요? 인터뷰 때 영어 잘해야 되요?

  "몰라. 순전히 운이야!"

   나를 비롯해서 일 해본 사람들도 사실 어떻게 들어갔는지 모른다. 같이 일한 사람들한테 물어봤을 때에도 인터뷰 때 묻는 것만 겨우겨우 대답한 사람이 많았다. 오히려 유창하게 인터뷰 하고도 떨어진 사람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꼭 인터뷰가 당락을 좌우하지는 않는다는 얘기. 나도 그렇고 이안 형도 그렇고 커버레터는 A4 한 장 겨우 채웠다. 빌로엘라 하이드에서 일하다가 온 형 하나는 커버레터 쓸 이야기가 너무 없어 반도 겨우 채워서 냈다고 했다. 지원한 시기는 비슷했어도 일을 시작한 날도 다 제각각. 4번 만에 붙었다는 사람도 봤다. 인터뷰 보고 연락 안와서 다른 영어이름과 메일로 새로 지원하길 4번째. 결국에는 일하게 되었다고 했지만 세컨비자 문제로 얼마 일하지 못하고 떠나야 했다. 때문에 우선은 세컨비자부터 만들어 든 후 지원하길 권장한다.

  남자들이라면 헬스장에서 한번쯤 운동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저씨들과 같이 운동하다보면 간혹 친절하거나 혹은 참견 많은 분들도 만난다. 마치 자신의 아들처럼 친절히 알려주는데 누구는 이렇게 하라고 하고 누구는 그건 효과 없고 이렇게 하라고 서로 다르게 알려준다. 자기네들이 그렇게 해서 몸을 만들었다는데 할 말은 없다. 사람 이름 수 만큼이나 방법도 제각기 다르다. 그들의 공통점이라면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노력한다는 것이다.

  한국이던 호주던 누가 뭐래도 이미 경험해봤던 ‘된 사람’들 이야기이다. 그들이 뭐라고 말해도 원하는 사람한테는 진짜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해볼 수 밖에 없게 만든다. 괜한 ‘하더라’라는 정보와 사람을 거쳐갈수록 커지는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말고 소신껏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2. 여기는 왜 왔어요? 시티에서 직장도 있었고 이미 즐겨봤으면 떠나기 쉽지 않았을텐데.

  빌로엘라 같은 시골마을까지 와서 일하는 사람들의 목적 대부분은 세컨 비자를 얻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나는 이미 세컨비자를 사용 중이었고 도시에서 일해본 경험도 있는데 역으로 다시 시골을 찾은 것이다. 보통은 세컨비자가 나오는 순간 일을 그만두고 시티로 돌아가 시티잡을 하고싶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돈을 벌 목적이 가장 컸으므로 공장을 지원했던 것이다. 또한 여행비용과 귀국해서 학생 신분으로 돌아갔을 때를 위한 자금을 모은다고 목적을 세우니 오히려 유혹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

  먼저 온 선배들의 경험을 부러워 하던 때가 있었다. 스스로의 일기를 쭉 둘러보면 예전에는 몰랐어도 너무 몰랐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도 내가 경험한 것이나 알지 그 밖의 것들은 잘 모른다.

  브리즈번에 처음 도착 후 백팩에서 한국 사람을 만났을 때, 록햄턴에서 숙소 못찾아서 다리 아래서 노숙했을 때, 한 달간 잔고 걱정해가며 공장 웨이팅 할 때, 토마토 피킹하겠다고 쉐파톤까지 가서 첫 날을 보냈을 때, 여행 중에 돈 아끼겠다고 멜번에서 몇일간 차 안에서 지냈을 때 등등. 한편으로는 그 때의 기억이 쑥쓰럽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의 내 경험을 부러워하고 신기해 하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점에 새삼스레 호주에 온지도 벌써 1년 반이 넘는 시간이 흘렀구나라고 체감했다.

  내가 궁금해하고 도움을 필요로 했을 때 기꺼이 도와준 그들의 모습이 멋졌던 것처럼 나도 그런 사람이고 싶었다.

 

[잉햄(Inghams) 관련글]

01. 잉햄 처음 지원한 날 : [10년 7월 3일, 토] 하버타운(Harbour town) 쇼핑

02. 인터뷰 전화 : [10년 9월 2일, 목] 잉햄서 전화오다

03. 이력서 제출 후 받는 메일 : [10년 9월 3일, 금] 잉햄서 받은 메일

04. 인터뷰와 메디컬 테스트 : [10년 9월 6일, 월] 공장 첫 인터뷰

05. 파이널 인터뷰 : [10년 9월 15일, 수] 어떻게 12시까지 가?

06. 공장 인덕션 : [10년 9월 16일, 목] 잉햄 근무 중 가장 힘들었던 날

07. 잉햄의 근무시간과 특징 : [10년 9월 17일, 금] 공장공장 공장장 공장 첫 근무

08. 시티내 공장에서 일하기 전 있으면 좋은 것 : [10년 9월 17일, 금] 사람들이 나에게 부러워 하던 것 - 세컨 비자

09. 잉햄의 주급 : [10년 9월 17일, 금] 잉햄(Inghams)의 시급과 페이

10. 잉햄의 포지션(파트) : [10년 9월 17일, 금] 잉햄(Inghams)의 부서별 분류와 하는 일

11. 룸메이트를 잘 만나면 : [10년 9월 22일, 수] 투잡을 권유받다

12. 기회가 된다면 투잡을 : [10년 10월 8일, 금] 투잡과 1000불 주급의 시작

13. 잉햄의 추가근무와 수당 : [11년 1월 8일, 토] 첫 주말 오버타임(Overtime work)

14. 공장에서 일할 때 염두할 점 : [11년 3월 1일, 화] 솔직해서 좋은 그들

15. 왜 농장보다 공장인가? : [11년 3월 4일, 금] 공장의 좋은 점

16. 6개월간 매일 같은 일을 하면 : [11년 3월 15일, 화] 투잡 종료와 길면서도 짧았던 6개월

17. 잉햄 재취업? : [11년 3월 18일, 금] 여행계획을 세우다

18. 최소한 오는 전화는 다 받을 수 있어야 : [11년 6월 30일, 목] 옵터스(Optus) VS 텔스트라(Telstra)

19. 공장 일 하기 전 마음가짐 : [11년 7월] 많이 들었던 질문

 

[빌로엘라 티스(Biloela Teys Bros.) 관련글]

01. 빌로엘라 처음 지원한 날 : [10년 7월 1일, 목] 빌로엘라(Biloela Teys Bros.) 고기공장 지원

02. 고기공장에서 일하려면 맞아야 하는 주사 : [11년 4월 3일, 월] 큐피버 접종(Q-Fever)

03. 잡 에이전시 AWX : [11년 4월 11일, 월] AWX 등록

04. 웨이팅 중에도 일을 할 수 있다? : [11년 4월 14일, 목] 박스공장

05. 일 소개는 이렇게 해준다 : [11년 4월 21일, 목] 빌로엘라 티스(Biloela Teys Bros.) 발령

06. 빌로엘라(Biloela)의 숙소와 생활 : [11년 4월 23일, 토] 갠다를 거쳐 빌로엘라로

07. 공장 인덕션은 이렇게 한다 : [11년 4월 25일, 월] 소공장 인덕션

08. 나이프 핸드의 어려운 점 : [11년 4월 27일, 수] 나이프 핸드(Knife hands)의 푸념

09. 공장에서 1년간 일하면 버는 돈 : [11년 6월 27일, 월] 세금환급 신청

10. 휴대폰 통신사 고민해보고 결정하자 : [11년 6월 30일, 목] 옵터스(Optus) VS 텔스트라(Telstra)

11. 공장 일 하기 전 마음가짐 : [11년 7월] 많이 들었던 질문

12. 왜 농장보다 공장인가? : [11년 3월 4일, 금] 공장의 좋은 점

13. 공돌이의 하루 : [11년 8월] 고기공장에서의 일과

14. 소고기공장 주급은 얼마? : [11년 9월] 빌로엘라 티스(Biloela Teys Bros.)의 시급과 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