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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킹홀리데이/8. 브리즈번(Brisbane)

[11년 3월 23일, 수] 캔버라에서 시드니(Sydney)로

by 이거는 2012. 6. 25.

  캔버라, 비온 뒤 갬 / 시드니, 맑음

  버스타고 시드니로 가기 전 국회의사당 건물을 다녀왔다. 국회의사당 앞의 공원에서는 호주 원주민인 애보리진(Aborigine)들이 텐트를 치고 시위를 하고있었다. 자신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시위중인 것 같았다.

  하기야 길라드 총리 때문에 기회를 잃은 점에서는 영주권을 노리던 많은 한국 유학생들도 그녀를 싫어하긴 매한가지지.

  전임인 케빈 러드 때는 인구증가를 위해 이민에 대해 관대했지만 그녀는 단순 기술직에 대한 영주권을 제한해서 그동안 호주에서 영주권을 위해 공부하던 사람들이 목표를 잃게 되었다.

  나는 호주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왜 많은 사람들이 호주에서 영주권을 갖고 평생 살아가고 싶어하는지 궁금했다. 젊은 시절 상당한 시간과 노력, 그리고 비용을 들여 왜 그토록 영주권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지도 이해를 못했다.

  다른 방법으로 영주권자와 결혼을 하던 결혼을 가장한 동거를 하던 2년 이상의 시간을 함께 보낸다면 영주권을 얻을 수도 있는데 이를 목적으로 호주에 머무는 여성들과, 처음부터 이를 전제로 일정 비용을 선 지불한 뒤 갖는 이미 그 끝이 있는 만남도 있다는 사실도 알게되었다. 배우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영주권이 목적일 수도 있다니. 참 매정한 사실이긴 하다.

  하지만 내가 1년을 넘게 호주에 머물면서 본 영주권자들의 혜택은 상당히 부러웠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각종 지원금과 자녀들에 대한 혜택. 특히나 대학 교육을 한국 대학의 40퍼센트 정도의 비용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부러웠다. 진짜 공부하고 싶으면 더 많은 지원과 혜택을 받으면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라니.

  일반적인 물가가 높긴 했지만 인건비에 비하면 정말 ‘적당한’ 물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죽하면 내가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고 평생 이렇게 살아도 되겠다는 착각까지 했을까. 교통비는 음식점의 판매 가격은 대략 2배 정도 비싸다. 각종 공산품이나 생필품은 2배에서 3배 정도 비싸다. 하지만 우유나 시리얼, 고기, 야채, 과일 등 식품류는 한국과 비슷하던지 오히려 저렴하다.

  여기까지는 지출. 그럼 수입을 따져볼까? 난 한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시급 4500원에서 5천원을 받았다. 하지만 여기서는 내가 일했던 것처럼 공장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를 해도 시급 25000원 정도를 받는다. 주 5일 동안 38시간 일한다고 가정하면 한 주에 95만원을 번다. 물론 세금을 15%낸다고 친다면 순 수입만 80만 7500원. 월급은 세금 제하고도 320만원.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6시에서 오후 2시 반까지 일한 액수다. 물가는 2.5배, 수입은 4배에서 5배. 아르바이트가 아닌 전공을 살린 괜찮은 본 직장을 잡는다면 수입은 이보다 많아지겠지.

  그 넓은 땅덩이와 자원을 가졌지만 인구는 겨우 2천 2백만. 그동안 인구 부양의 목적으로 이민을 권장해왔을만도 했다.

  인구가 적어 걷히는 세금도 적을 것 같지만 호주는 자원과 주변 환경에 힘입어 우리보다 훨씬 잘 산다. 하지만 일할 인원이 부족해서 좋은 대우를 해준다는 것은 이미 예전 얘기. 지금은 일개 외국인 노동자에 불과한 내가 체감하기에도 기회만 준다면 기꺼이 일하겠다고 나설 사람들이 넘친다.

  이런 호주라는 땅덩어리가 내심 부럽다가도 우리한테 이런 자원을 당장에 준다고 한다면 패 갈라 싸우지 않고 잘 지킬 수나 있을까.

  멀지 않은 미래에 능력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갈 국가를 고르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아니, 돈있고 능력있는 국가가 국민을 고르는 것일지도. 자국에서 일할 인재들을 기업처럼 스카웃하는 것이지.

  교양으로 들은 수업에서 알게된 사실로 겨우 5만년 전에는 지금의 아프리카 남단에 모든 인류가 모여있었다 한다. 이후로 세계로 흩어지면서 지금처럼 되었다는데 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미루어 봤을 때 지금의 국가라는 개념은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국가라는 개념은 지구라는 큰 단위문명에 속한 각개 자치구 인재들의 출신지역 정도로 인식되던가, 아니면 진짜 강력한 몇 개의 초강국 체계로 통합될 것인지도 모른다. 뭐 상상해보자면 끝이 없을테지만.

  '태극기를 휘날리며'라는 영화에서처럼 대다수의 사람들은 국가 방침이나 사상 등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다만 거주자들에게 부과되는 세금과 가족과 자신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어느 곳이 더 나은지 정도가 우선 중요할 뿐.

  운동선수들이나 예술가처럼 자신이 추구하는 행복을 위해 국적을 변경하는 사람들을 나무랄 수 있겠는가. 어차피 우리는 ‘출신 지역만 다른’ 다 같은 사람인데? 스스로가 능력이 있고 본인의 선택으로 옮기겠다는데.

  국회의사당 건물을 둘러보는데 내부에 우체국이 있더라. 한국의 가족과 여자친구에게 엽서를 보냈다. 호주와 캔버라의 명소가 인쇄된 것으로.

  국립미술관은 시간상 들어가지는 못했는데 둘러싸고 있는 공원에 각종 미술품들이 보였다.

  캔버라 시내로 돌아와 La pasa라는 싱가폴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그레이 하운드 버스에 올랐다. 날씨가 흐려서 걱정했지만 시드니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개어있었다.

  미리 구글맵으로 알아본 백패커 중에 고민하다가 역 근처의 Wake up이라는 곳에서 머물기로 했다. 짐을 풀고 시드니에서 유명한 스타시티 카지노(Star city casino)에 가 보기로 했다. 도박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카지노는 큰 흥미를 끌지 못했다. 분위기나 느낄겸 사람들 사이에 껴서 남들 하는 게임을 구경하다가 100불을 칩으로 바꾸어 30분 정도 블랙잭을 하다가 나오니 이미 날이 저물었다.

  차이나타운이 숙소 근처에 있어 둘러봤다. 듣기로는 차이나타운이 부실한 나라는 한국 뿐이라는데 정말 서울 한복판에서는 못봤다.

  연인과의 산책에 좋은 코스라는 달링하버(Darling harbour)에서 저녁을 먹었다. 사진을 찍어줄 사람도 없고 같이 기분을 나눌 사람이 없으니 뭔가가 아쉬웠다.

 

[캔버라와 시드니]

캔버라 - 시드니 1일째 : [11년 3월 22일, 화] 캔버라(Canberra) 도착

캔버라 - 시드니 2일째 : [11년 3월 23일, 수] 캔버라에서 시드니(Sydney)로

캔버라 - 시드니 3일째 : [11년 3월 24일, 목] 블루 마운틴(Blue mountain) 데이투어(Day tour)

캔버라 - 시드니 4일째 : [11년 3월 25일, 금] 시드니 시내구경

캔버라 - 시드니 마지막 : [11년 3월 26일, 토] 브리즈번 복귀

 

[멜번 주변 여행지]

01. 그레이트 오션로드와 열 두 사도 : [10년 5월 9일, 일] 그레이트 오션로드

02. 펭귄 구경은 여기서 : [10년 5월 10일, 월] 필립 아일랜드(Phillip island)

 

[브리즈번 주변 갈만한 곳]

01. 산책과 낚시하기 좋은 곳 : [10년 8월 11일, 수] 겨울낚시에 빠지다

02. 쇼핑하기 좋은 곳 - 하버타운 : [10년 7월 3일, 토] 하버타운(Harbour town) 쇼핑

03. 쇼핑하기 좋은 곳 - DFO : [10년 8월 13일, 금] DFO(Direct Factory Outlets)

04. 괜히 서퍼스 파라다이스가 아니야 : [10년 9월 25일, 토] 서핑 배우기

05. 골드코스트 거리구경 : [11년 1월 13일, 목] 이례적인 홍수, 국가가 지정한 휴가

06. 바이런베이 : [10년 10월 30일, 토] 바이런 베이(Byron bay)를 가다

07. 바이런베이 스카이 다이빙 : [11년 1월 30일, 일] 스카이 다이빙(Sky diving), 바이런 베이(Byron bay)

08. 누사 - 선샤인 코스트 : [10년 11월 6일, 토] 누사(Noosa, Sunshine coast)에 다녀오다

09. 누사 - 이문디 마켓과 몽트빌 : [11년 1월 22일, 토] 선샤인 코스트(Sunshine coast)

10. 무비월드 : [10년 11월 27일, 토] 무비월드(Movie world)

11. 24시간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 : [10년 12월 31일, 금] 아듀 2010년!

12. 마운틴 쿠사(Mt. Coot-tha) : [11년 1월 1일, 토] 새해의 희망을 담고

13. 웻앤와일드 : [11년 1월 16일, 일] 웻앤와일드(Wet 'n' wild)

14. 브라이비 아일랜드 - 카불쳐 : [11년 1월 26일, 수] 브라이비 아일랜드(Bribie Island)

15. 모턴 아일랜드 : [11년 1월 29일, 토] 모턴 아일랜드(Moreton Island)

16. 해물 레스토랑 : [11년 2월 5일, 토] 골드 코스트(Gold coast)의 근사한 해물 레스토랑

17. 자주가던 음식점 : [11년 2월 19일, 토] 브리즈번에서 즐겨먹던 것들

18. 아시안 클럽 파티 : [11년 10월 14일, 금] 차량판매와 레이지(REIJI) 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