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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킹홀리데이/6. 문두버라(Mundubbera)

[10년 7월 5일, 월] 야간운전 때 귀신보다 무서운 것은?

by 이거는 2012. 6. 9.

  브리즈번, 맑음

  오늘 새벽까지의 공장 정보수집과 텍스 환급에 관한 일로 너무 피곤했다. 새벽 3시쯤 잠들어 7시쯤 일어나 딘모어(JBS Swift, Dinmore)와 투움바 스위프트(JBS Swift, Toowoomba)에 이력서를 내니 날이 저물었다.

  Seek.com.au를 찾아보니 잉햄도 구인광고를 올렸길래 지원했다. 형들한테도 같이 하자고 해서 보이는 대로 다 지원했다. 그동안 브리즈번과 록햄턴 근처 공장 약 40군데 정도를 지원한 것 같다. 이력서의 이력과 말만 조금씩 바꿔서 하는 것도 상당히 손이 많이 갔다. 커버레터도 조금씩 바꿔서 써야 했고 혹시 전화올지 모르니 지원한 회사이름과 종류도 한글로 메모해뒀다.

  네이버 블로그를 검색하니 텍스환급에 관한한 선배들의 블로그 글이 많았다. 참고해서 e-tax를 이용한 세금환급도 해 두었다. 지난 5개월 동안 쉐파톤과 무룹나에서 한 캐쉬잡과 저번 주 레드팜에서 일한 것을 제외하면 순수 10,003불을 벌었고 세금은 2,305불이었다. 세금이 지금 내가 가진 돈보다 많네.

  오는 길에 너무나 피곤해서 마르코 형과 운전을 교대했다. 형에게 부탁하니 형이 에너지 드링크 몬스터(Monster yellow) 한 캔에 기꺼이 허락했다.

  레드팜에 거의 다 오니 밤 12시. 숙소를 500미터가량 앞두고 갑자기 보인 캥거루 때문에 엄청 놀랬다. 차량은 둘째치고 엄청 큰 사고가 날 뻔 했으니. 다행인게 마르코 형 차 같았으면 차 상태가 좋으니 그냥 달렸을텐데 난 내 차의 쇼바가 굴곡에 약한거 같아서 형에게 속도를 줄이는게 나을거 같다고 말한뒤 일어난 일이었다.

  잠이 확 달아났다. 이 녀석은 우리가 멈춘 뒤로도 비켜날 생각은 안하고 지그재그로 도로 위를 돌아다녔다. 하기야 야행성인 캥거루에게 도로라는 개념은 없을테니까.

  브리즈번에서 Gympie만 벗어나도 도로는 상행선과 하행선의 2차선이 된다. 가로등도 없는 도로니 펜스가 있을까 보도블럭이 있을까? 당연히 많은 야생동물을 도로 위에서 만나곤 한다. 어두운데 믿을거라곤 내 차의 라이트 뿐인데 야간에 100km 근접한 속도를 낼 때 운전자의 가시거리는 50m도 안된다. 여기에 놀란 후의 반응속도, 차량의 제동거리를 생각하면 충분히 사고가 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평소에도 야간운전을 할 때 토끼나 개구리, 다람쥐 등은 그냥 밟고 가기도 한다.(갑자기 꺾으면 위험하니까) 하지만 확실히 이건 왈라비가 아닌 캥거루였다. 크기가 엄청 큰게 차 키를 훌쩍넘겨 180센티쯤 되어 보였다.

  캥거루를 치면 간단한 사고로는 끝나지 않는다. 차량은 거의 운행불가. 어쩌면 그대로 폐차를 해야하고 운전자나 승객도 크게 다칠 수 있다. 흔히들 쓰는 싸구려 2G 휴대폰에 옵터스를 쓴다면 통화를 하려 해도 잘 잡히지 않는 전파 때문에 도로에 다른 차량이 지날 때까지 마땅한 도움도 구할 수 없다.

  대체 어떻게 운전하길래 캥거루처럼 큰 동물을 쳐? 라고 생각해왔던 일이 나에게 실제로 일어났다.

  호주에서는 야간에 귀신보다 무서운게 캥거루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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