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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킹홀리데이/2. 메리검(Merrigum)

[10년 1월 27일, 수] 바켓보이를 하다

by 이거는 2010. 3. 11.

  메리검, 맑음

  어제 저녁 병주가 초보자임을 감안하더라도 피킹속도가 너무 늦다고 바켓보이를 제안해왔다.

  한 빈당 51불, 그 중 6불이 바켓보이 몫이고 나머지 45불을 피커끼리 나눠갖는데 이미 팀에는 바켓보이가 한 명 있으므로 우리는 3불씩 나눠야 하는 것이었다. 기존 있던 바켓보이한테 미안해졌다. 차라리 다른 팀에 피커로 넣어주지 이렇게 넣어주냐. 하지만 아직 처음이니 가타부타 불평없이 수락했다.

  오늘도 역시나 덤벼드는 파리와 전쟁하며 바켓보이로 일을 했다. 확실히 일반적으로 한 팀에 피커 7명에 바켓보이 한 명이 딱 좋은 비율이었다.
  오전 11시가 조금 넘어 일을 마치나 했는데 갑자기 일 잘하는 두 팀에 좋은 라인을 피킹하게 해주겠다더니 데려갔다. 그곳은 여지껏 피킹해왔던 라인과는 완전히 달랐다. 잘 익은데다가 알이 큰 토마토가 완전 주렁주렁 열린 라인이었다. 기존에 2 ~ 3m 간격으로 한 바켓이 차던 것에 비해 1m 간격에 바켓이 하나씩 나왔다. 덕분에 바켓보이 신고식을 제대로 할 수 있었다.(참고로 한 빈에 적당히 가득보이게 채우면 34바켓정도가 들어간다. 한 바켓은 10kg이 넘는 무게) 양손에 한 바켓씩 들고 밭과 빈 사이를 오가는 일이 쉬운게 아니더라. 무게도 무게지만 토마토가 줄지어 열린 밭고랑 사이의 너비가 남자의 큰 걸음 너비만한데다 넘나들면서 토마토나 줄기라도 밟을라치면 컨트렉터들이 난리친다. 겨우 한두개 밟은거 갖고 호들갑은. 게다가 바닥은 밟히거나 으깨진 토마토 천지로 매우 미끄러웠다.
  이곳 CPA가 가진 팜이 3개, 그 중 이곳이 첫 번째 팜이고 다음 세컨 팜부터는 토마토가 이만큼 열려있다고 했다. 물론 believe or not.

  저녁에 옆 방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나와 동갑내기인 두 명에 억이 형과 동갑인 형 한 명이었다. 나이대가 서로 같으니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내 동갑내기 두명은 필리핀 세부에서 어학연수 3개월을 하는동안 만나게 된 룸메였다고 했고 억이형과 동갑인 형은 그동안 다윈(Darwin)지역에서 주끼니(호박), 고구마 등의 밭작물을 두루 경험한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