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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킹홀리데이/9. 빌로엘라(Biloela)

[11년 10월 12일, 수] 친절하고 가족같은 호주 사람들

by 이거는 2012. 7. 21.

  브리즈번, 맑음

  잉햄에 들렀다. 이제 우리 부서에서 일하고 있을 워홀러 중에 나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같이 일했던 아줌마들에게 떠나기 전에 인사를 하고 싶었다.

  오후 2시 20분.

  호주는 아직 본 여름이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엄청 더웠다. 한국은 슬슬 추워지겠지만 여기는 이제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올해도 작년처럼 비가 많이 올까?

  사람들이 일 끝나고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빌로엘라에서 로드아웃(Load out) 파트에 하루 지원갔을 때 알게된 형을 만났다. 빌로엘라에서 1년을 풀로 일했던 사람이었다. 당시에 참으로 엄청난 끈기의 소유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장 안쪽에서 나왔는데 인터뷰를 마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한국사람 가는 곳은 정해져 있구나. 호주도 좁다고 느껴질 정도니까.(나중에 듣기로는 결국 일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런 저런 안부 얘기를 하다가 내가 만나려 하는 사람들이 나올 시간이 되어 헤어졌다.

  만나면 절대 헷갈리지 말아야지 하고 어제 저녁, 머릿속으로 이름부르는 것을 연습해 봤지만 겨우 7개월 지났다고 이름이 바로바로 튀어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서로가 반가운 것은 다를 바 없었다. 아줌마들도 로맨틱 가이라고 반겨주었다. 다들 나에게 잘 해주던 사람들이라 오랜만에 보긴 했어도 어색하지 않았다.

  리딩핸드와 트레이너였던 제니(Jenny)와 샤론(Sharon)도 보고 싶었지만 때마침 오늘 오버타임이라고 했다. 결국 그 둘은 못 만났고 나머지 아줌마들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비록 록햄턴에서 마무리 짓지는 못했지만 브리즈번에서 행복하게 마무리 되었구나.

  잉햄 친구들과 헤어진 뒤 오랜만에 DFO를 한바퀴 돌았다. 한국으로 귀국하는 것도 아닌데 짐 늘리기 싫어서 뭔가를 사려는 쇼핑의 목적보다는 예전에 브리즈번 머물 때와 같은 기분을 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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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래리(Murarrie)에서 공항이 있는 이글 팜(Eagle farm)까지는 강을 건너 한 번에 연결되는 다리가 있지만 통행료를 낸다. 때문에 통행료를 내고싶지 않다면 브리즈번 시티를 경유해 크게 돌아가야 한다.

  예전에 DFO를 같은 부서에서 일하던 동생과 왔다가 타이어가 펑크나서 고생했던 적이 있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이었는데 내 차에는 스페어 타이어는 있지만 차량을 들어올릴 잭과 바퀴를 뺄 때 써야할 스패너같은 공구가 없었다. 전 주인에게 트집잡아서 차를 싸게 사긴했지만 그때까지 크게 걱정하지 않다가 결국엔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비가 세차게 내리는데 쇼핑을 하러 오거나 마치고 돌아가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잭을 빌리러 돌아다니길 30분, 비까지 오는데  도움을 구하는 동양 남자가 부담스러웠는지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여성운전자들은 도와주지 않으려 했다.

  그러던 중 한 덩치 큰 남자가 자기 차에서 장비를 꺼내 갖고 오더니 반바지 차림인데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리고 연장을 사용해 바퀴를 바꾸는 것을 도와주었다. 옆에 그의 여자친구가 우산을 쓰고 서서 그 모습을 보고있었다.

  너무나 적극적으로 하기에 나는 그를 도와주고 자시고, 꿔다 놓은 보릿자루마냥 보고만 있었다. 스피디한 모습에 내가 감탄사를 내뱉으니 그의 여자친구가 말하길 그냥 믿고 맡겨놓으란다. 그의 전공은 항공정비라고 했다. 그도 작업하면서 말하길 자기는 뭐든지 정비같은 것을 할 때면 항상 열정이 솟아난다고 했다.

  비오는 날 옷까지 적셔가며 도와준 그가 고마워 내가 어떻게든 사례하고 싶다고 했더니 괜찮다고 했다. 그러면서 씩 웃고 돌아갔다.

  호주 사람들 대체적으로 너무나 친절한 것 같다.

  이 이후로 스페어 타이어와 차량관련 정비물품을 풀 세트로 사 두었다. 만약에 장거리 주행 중에 그랬다면 어휴~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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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호주의 생활은 이런게 다르다(2/3) : [11년 10월 18일, 화] 호주와 한국의 다른 점(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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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준비하면서 참고한 자료 : [11년 10월 19일, 수] 호주를 떠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