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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킹홀리데이/6. 문두버라(Mundubbera)

[10년 5월 28일, 금] 새로 들어온 프랑스 룸메이트

by 이거는 2012. 6. 9.

  문두버라, 맑음

  어제 남은 하프빈에 힘입어 처음으로 2빈을 했다. 이제는 거의 한빈 반 정도가 하루 평균이 되었다. 옆의 마르코 형처럼 하루 2빈만 꾸준히 해도 돈이 될텐데. 하루에 150불씩 주 6일이면 900불.

  룸메였던 기범이 형이 여기는 희망이 없다고 에메랄드로 간다고 했다.

  기범이 형이 나간 자리에 서른 두 살, 스물 두 살짜리 프랑스인 2명이 들어왔다. 둘 다 이목구비가 확실한데다가 깊은 쌍커풀과 긴 속눈썹을 가졌다.

  한 명은 영화 레옹(Leon, 1994)에 나오는 장 르노(Jean Reno)를 닮았고 다른 한 명은 내가 좋아하는 미드 프린지(Fringe)의 조슈아 잭슨(Joshua Jackson)을 닮았다. 허 참, 외국사람은 뭐 농장일 하는 사람도 영화배우야. 누군가 농담으로 우즈벡키스탄에서는 김태희가 밭을 갈고 러시아에서는 숀 코너리(Thomas Sean Connery), 맷 데이먼(Matt Damon)이 거지라는 둥 하는 말이 이해가 되었다.

  내 차도 외관상 똥차라 생각했는데 얘들 차는 내 차보다 연식이 10년은 더 되어보였다. 짐도 마구 쌓아두어서 내부가 완전 개판. 여기 오기 전에는 수박을 땄다고 했다. 돈은 되는데 무게때문에 아주 f라고 했다 옮기다 떨궈서 깨진건 먹다먹다 지쳐서 그냥 둔다고 했다. 자유분방한 그들의 모습에 난 금방 마음을 열 수 있었다.

  신기한 것은 방에 있는 네 명 모두 영어를 잘 못한다는 점. 떠듬떠듬 적당적당히 장난도 쳐 가면서 말은 하는데 신기하게 못하는 영어로도 서로 의사소통이 되더라. 아마 '영어권 국가 사람'이 이 자리에 있다면 걔를 제외한 네 명이 신나게 '영어'로 떠들며 웃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