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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킹홀리데이/1. 록햄턴(Rockhampton)

[10년 1월 2일, 토] 한국과 같이 호주서도 취업걱정

by 이거는 2010. 3. 6.

  브리즈번, 맑음

  어떻게 보면 내일부터가 진정 워홀러 생활의 모험이 시작되는 날이다.
  돈은 돈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노력은 노력대로 소모되는게 매일 반복되어 부디 일자리가 있었으면 하지만 그게 어디 맘대로 되는가. 집 나오면 다 돈이고 고생이 맞긴 하지만 그래도 한몸 제대로 풀칠 못하랴 싶었다.
  가져갈 짐을 배낭 하나에 챙기고, 혹시 추후에 와서 남은 짐을 가져가게 될 경우를 생각해 정리를 해 두었다. 그런데 누나가 호주에서는 지역이동이 쉬운 일이 아니란다. 절대로 다시오기 힘들거라고 한번에 다 갖고가라고 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왕복 차비가 한 주 쉐어를 포함한 생활비만큼 나오는 통에 다시오랴 싶어서 캐리어도 한번에 다 가져가기로 했다.

  오후동안엔 베티누나의 디브디 플레이어로 '아이엠 샘'을 봤다. 누나가 워홀하던 시절에는 이런 디지털 기기가 귀해서 인기가 짱이었단다. 그때부터 모아왔다던 디브디도 상당했다. 사실 싼 가격은 아니지만 20달러씩에 주고 샀다던 아머레이 케이스에 담겨있던 깡 영화시디(나는 영화만큼이나 스페셜 피쳐를 좋아해 그런건 안살 것 같다)를 케익 케이스에 하나 가득 담아왔더라. 역시 누난 대단해.

  어린시절의 정말 귀여운 다코타 패닝과 연기력 빼어난 숀팬(난 숀팬에게 진짜로 장애가 있는지 알았다). 예전의 감동을 다시 떠올리며 봤다.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서 그렇지 자막띄우고 봤으면 눈물쏟을 뻔 했어.

  이른 저녁을 먹고는 비록 일주일도 채 같이지내지 못했지만 정든 베티누나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누나는 당시에 농장생활 할 때의 이야기며 주의점이며 등등 자신의 경험을 얘기해줬다. 호주를 생판 모르는 나로서는 정말 주옥같은 정보들이었고 경험자의 생생한 이야기였다.

  12시를 넘겨서 잠이들었다. 누나와 먹으려 산 맥주 8캔(기네스 4, 호가든 4)은 누나가 싫어하는 스타일이라 결국 나 혼자 다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