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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킹홀리데이/1. 록햄턴(Rockhampton)

[09년 12월 31일, 목] 아듀 09년!

by 이거는 2010. 3. 6.

  브리즈번, 맑음

  어느덧 09년 연말이다. 올해 별로 한 것도 없이 다시 한 살 더 먹을준비를 해야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09년을 맞기 전, 후배들이 20대 꺾인 것 축하한다고 했을 때 아직 25살로 꺾인 것은 아니라고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정말로 꺾이는 것이다.

  연초에 계획중에 내가 제대로 해낸, 아니 일단은 한 것이 무엇이 있나 생각해보면 참 챙피했던 한 해인 것 같았다. 나와 같은 소띠 해였는데.
  1학기 마치고 휴학해서 워홀자금을 마련해보겠다고 알바하다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한 것이 3개월, 퇴원 후 물리치료 다니기를 2개월, 헬스다니며 건강챙기던 사람이 뇌진탕, 목디스크, 갈비뼈 골절... 등 없던 질병을 얻었고 돈을 모으기는 커녕 더 썼으니.
  베티(민정)누나가 시티까지 한번 걸어가보자 해서 얼마나 되나 한번 걸어보기로 했다. 지도상 거리로는 절대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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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단보도마다 길을 건너기 위해서는 버튼을 눌러 신호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

  드디어 유학원에서 ANZ 카드를 수령했다. 하지만 비밀번호 PIN 코드는 향후 5일 이내로 온단다. 아직 TFN도 이것도, 지난 화요일과 수요일에 신청했는데 연휴가 껴서 그랬는지 정말 급한 것들을 아직도 수령하지 못했다. 우편이 아닌 현장에서 바로 주면 참 편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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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리즈번 박물관 -

  록햄턴으로 가기 위한 기차표를 로마 스트리트역 트레블 센터에서 104.5불에 끊었다. 이번에 가서 확실히 일 잡고 와야지 교통비로 인한 출혈이 하도 커서 안되겠다.
  브리즈번 서쪽 빅토리아 브릿지를 건너 퀸즐랜드 주립도서관에 들러 구글맵을 이용해 록햄턴에 있는 백팩커에 관한 정보를 얻어 인쇄했다. 인쇄카드 2불, 흑백은 장당 10센트여서 40센트 충전했다. 이런 날도둑 같으니라고 카드를 억지로 2달러나 주고 사게 만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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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토리아 브릿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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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 오락실에 있는 것과 같은 동전 바꾸는 기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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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쇄카드 뽑는 기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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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 값 따로, 인쇄값 따로 -


  사우스 뱅크쪽에 야외 수영장이 있다기에 구경다녀왔다. 큰 공원이 있고 공원 내에 야외수영장이 있었다. 바닷가처럼 모래사장도 있었고 도시 한 가운데에 이런 곳이 있다니 참 잘만든 듯 싶었다.


  카지노 앞에서 베티누나를 만나기로 했는데 카지노에 들어가서 확인해보려 하니 백팩은 절대 안된다고 락커에 맡기란다. 별 수 없이 5불을 내고 맡긴 뒤 들어갔는데 베티누나가 그동안 쭉 잃었다가 나 온 시점에서 막 20불 땄다고 지금 나가야된다고 했다. 그동안 50불을 잃었다가 만회했는데 몸속의 피가 마르는 줄 알았다고 했다. 난 추후에 한번 소액으로 도전해봐야지.

  베티누나가 저녁을 사줬다. 퀸스트리트 거리 가운데 위치한 식당에서 싱가포르 누들과 생선까스 요리를 먹었다. 누나가 딴 돈은 20불인데 쓴 돈은 40불 정도 되었다. 이래저래 신세지는 것 같아 미안해졌다. 이거 원, 너무나 잘해주는데 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으니. 누나는 자신이 워홀로 머물던 시절이 아련히 생각나나 보다.

  맥주와 망고를 안주로 사고 연말을 조촐히 보내기로 했다. 맥주는 호가든과 기네스를 샀다.

  물론 돌아가는 길도 저녁을 잘 먹은 덕분에 걸어가보기로 했다. 하지만 다시는 걷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너무 멀어. 차라리 교통비를 쓰고 말지.

  망고는 부드러운 복숭아 맛이 났다. 망고 음료수와는 미묘하게 다른 맛이다. 그리고 역시 기네스는 부드럽다. 기네스의 느낌처럼 피곤에 젖은 몸도 부드럽게 잠이들었다.

록햄턴 행 기차 104.5
도서관 인쇄카드 2
인쇄 3장 0.4
카지노 로커 5
망고 8.88
맥주 32.98

총 지출 153.76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