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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는's 일상/뭐하고 놀지?

신촌 물총축제 후기 및 즐기는 팁

by 이거는 2019. 7. 1.

신촌 물총축제 후기 및 즐기는 팁





2018년 물총축제에 다녀온지 얼마 안된거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나고 이번주 7월 6일(토)~7일(일) 이틀간 2019년 신촌 물총축제가 열리게 된다.


2017년에는 외계인과의 결투를 다룬 테마였고

2018년에는 로봇,

2019년 올해는 반란군과의 전투로 왕좌의 탈환을 다룬단다.

매년마다 다른 테마로 준비한다는데 이번에는 또 어떨지 기대가 된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물총으로 서로를 쏘며 논다니...

거 참 아주 바람직한 이벤트일세.


재작년(2017년)엔 가뭄으로 인해 원래 일정이 7월말로 연기되어서 그렇다 치지만

작년(2018년)과 올해는 날짜가 조금 에러다.

이벤트 준비하는 쪽에서 많은 고민과 여러가지 이유를 감안해 결정했겠지만

7월 말~8월초를 아우르는 피크시즌에 열면 더 좋았을 뻔 했다.

7월 초라니...


오늘 확인해본 예보상 주말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2도쯤 된다고 나오는데

작년 이맘때 열었던 축제 때는 물에 흠뻑 젖어서 몸이 마르는 동안 조금 추웠던 기억이 있다.


주말 이틀동안 열긴 하지만

직장인들은 평소에 안하던짓(?) 하면 다음날 몸살나니까

이왕이면 토욜에 신나게 놀고와서 일요일은 감기몸살로 좀 쉬는 플랜이 괜찮다.


물총축제는

혼자가도 재밌고

동성친구들과 같이가도 재밌다.

썸남썸녀 관계에서는

내가 포스팅했던 필리핀 동굴 커넥션 같은 급 전개까지는 아니지만

서로가 가까워지는데 충분히 도움이 되는 이벤트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전투구역 지도는 이렇다.





신촌 연세로는 이벤트가 아닐 때도 유동인구가 많은데

특히나 이날은 참여하는 사람, 구경하는 사람, 행사 관계자들로 바글바글하다.

주변에 신촌역, 현대백화점 등 큰 건물을 비롯해 상가들이 있긴 하지만

왕복거리도 그렇고 한창 놀아야하는데 템포를 끊는 것도 그렇고

평소라면 모르겠지만 이날만큼은 화장실 문제를 집에서 해결하고 출발하기를 권한다.

(베이스 캠프로 표시해둔 서울창서초등학교의 화장실을 이용할 수는 있지만

기다리는 줄이 굉장히 길다.)


당일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어가긴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최고기온일 때의 온도고

잠시 쉬거나 이벤트 대열에서 이탈하게되면 슬그머니 불어오는 바람에도 추위를 느낄 수 있다.


나는 점심을 먹고 느지막히 3시나 4시쯤 이벤트 거리에 도착해서

서너시간 사진찍고 뛰어놀다가 옷 갈아입은 뒤 저녁먹고 귀가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체력 때문인지 지난번에는 2시간 넘어가니까 힘들더라)






우선 신촌 물총축제에는 입장료가 없다.


개최측에서 티켓으로 판매하는 것은

비닐가방, 우비, 고글, 짐을 맡길곳과 옷을 갈아입을 곳을 제공하는 것인데

이벤트를 진행하는 연세로에서 4~5분 걸어나가야 하지만 나는 이 티켓이 괜찮았다.


참가자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1. 물에 막 젖어도 되는 간편한 복장


2. 물총


3. 비치타올이나 수건


4. 휴대폰의 방수를 책임질 방수팩은 필수.


그리고 나를 마음껏 뽐낼 할로윈데이 수준의 코스프레는 옵션이다.



작년에는 배틀그라운드의 인기 때문인지 길리슈트를 비롯한 배그 코스프레가 간혹 보였다.


아무래도 가볍게 입고 부딪히며 물총놀이로 젖을 것을 감안하면

단단하거나 뾰족한 보호구 또는 장비는 챙기지 않는 것이 서로를 위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총을 챙겨갔으니 그 다음으로 중요한 탄약은 또 어디서 보급받는지 알려줘야지.

길가마다 2~30여미터 간격으로 수도꼭지가 달린 물호스를 깔아두어 물을 얼마든지 충전할 수 있다.

괜히 사람 많은 곳에 줄서서 물 채우려고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말.


물총쏘며 즐기려고 가는 자리인데 우비는 안챙기는 편이 낫다.

군대에서 비오는 날 판초우의 입고 작업해본 사람이면 잘 알지.

몸이 일부가 젖은상태에서 우비를 입고 놀면 오히려 내부의 습도때문에 땀범벅이되서 불쾌함이 솟구친다.






전장(이벤트)에 들어가게 되면 지켜야 하는 규칙을 나름 정해봤다.


*쏘지 말기

1. 비무장(물총없이)으로 구경하는 사람이나 이벤트 거리를 통과하려는 사람

2. 무기는 있으나 한쪽에 무장을 풀어두고 쉬는 사람들

3. 아이들, 애기들

4. 상인들


*필수로 쏘기

1. 나보다 무기가 비싸보이는(크고 묵직해보이는) 사람

2. 커플

3. 인원이 잔뜩모인 무리에 새로이 파고드는 커플

4. 커플 중에서도 얄미운(?) 사람

5. 감탄할만한 춤사위로 전장의 음악을 즐기고 있는 인싸

6. 나를 쏘는 사람



이때 쏘는 포인트가 있는데

오락실에서 총쏘는 게임해보면 몬스터의 약점이 있잖아.

사람도 똑같다.


눈을 제외하고는 다 괜찮은 편이지만 머리나 등 같은 곳은 짜릿함이 떨어진다.

근데 귀나 목덜미를 쏘면 단박에 반응이 온다.

얼굴에 다이렉트로 쐈다가는 죽자고 덤빌 수 있으니 조심할 것.



처음인데 쭈뼛거릴 필요가 없다.

일단 무리에 슬그머니 들어가 리듬을 적당히 타다가

위에 나열한 필수 타겟을 순서대로 한번씩 쏘면 된다.


대신 한번 쏘면 주위 인원에게 50배쯤으로 얻어맞는다.


이때부터는 뭐... 신나게 놀면 된다.



사람들이 나를 쉴새없이 공격하는데 그 공격을 누군가에게 돌리고 싶다?


커플 지옥!...을 외치며

옆에있는 커플들에게 쏜다.


신기한게 솔로군단의 굳건한 결속력을 볼 수 있다.

커플들에게 장난치는 재미는 전세계 공통인듯 외국인들도 신나게 가담한다.


지금까지 이런 물세례는 없었다.

이것은 시샘인가 부러움인가.


진정 그들이 서로를 보호하고 아끼며 가까워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도움주다보면

잠깐, 우리는 반란군 무찌르러 왔는데...





음악들으며 클럽처럼 춤도 추고 비누거품나오는 구간에서 거품 샤워도 하고

지치면 옆쪽으로 빠져나와서 길거리 음식들을 먹어가며 체력보충도 하고.


집에서 먹으면 그냥 그런데

나는 이상하게 수영할 때도 그렇고 물놀이를 하고나면

미지근한 온수기의 물로

버석버석 설익은 육개장 사발면이 그렇게 맛있더라.





이벤트도 보고 흠뻑 젖어가며 잘 놀았으면

베이스 캠프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신촌이니까 당연히 주변 맛집 탐방하러 고고.



작년에는 추위를 느껴서 그랬나 불 앞에 앉고싶어서

무한리필 고기집을 갔다.

술도 안먹었는데 피로때문인지 불앞에 앉아있어서인지

술먹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저녁을 먹고나서는 음주가무를 사랑하는 전투민족답게 코인노래방 가야지.

다같이 쏴리질러~!


신촌역이나 홍대 근처는 1000원에 4곡짜리 코노가 많더라.

종로쪽은 1000원에 3곡씩인데..

학교 근처라 다른건가.



참, 팁으로 코노 기계중에 TJ(태진미디어) 기계에는 정말 좋은 기능이 있다.


곡 재생중에 악보보기를 누르면 멜로디 -> 알토 -> 테너 & 소프라노 순으로 바뀌는데

멜로디악보를 제외한 나머지 두 곳은 반주에서 멜로디가 빠진다.


무슨말인고 하니


가수들이 쓰는 것처럼(아무래도 오리지날보다 품질은 좀 떨어지지만)

MR(instrumental)로 바뀐다는 말씀


근데 리스트 중에 있는 MR 마크가 붙은 곡으로 하면 안되고

오리지날 곡으로 해야된다.


한 가지 단점은

악보보기 중에는 리모콘을 이용한 곡 찾아보기가 안된다는 점.


단체로 갔는데 이 기능을 사용했다간 멱살잡힌다.

이것만 보완되면 TJ 기계 대박인데... TJ(태진미디어) 개발자 보고있나?



전장 지도는 2018년 안드로이드와의 전투를 토대로 작성되어

이미 반란군에게 정보가 새어나갔을 수 있으니

올해는 현지 스테프들의 도움을 받아 전투에 임하도록 하고,

부디 제군들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왕을 도와 왕위탈환에 성공하길 비네.


그럼 해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