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드 TV 후기 및 돌비 애트모스 패스스루 하기
TV하나 샀을 뿐인데 사운드 바를 거쳐
무선으로 4K영상과 애트모스 사운드를 듣겠다는 목적으로
아마존 파이어 티비 스틱 4K를 넘어서 결국에는 쉴드 TV까지 왔다.
제발 소소한 AV생활을 즐기는 나에게 지름신 내지 장비 업그레이드 욕구는 여기서 끝났으면 좋겠다.
다행히도 내 주변에 AV감상하는 취미를 가진 사람은 없다.
내게 DVD라는 당시에 쇼킹했던 깊이가 다른 선명함의 세계와
웅장함이 다가 아닌, 완벽히 분리된 5.1채널의 매력을 알려준 나쁜 고교동창 녀석은
육군 장교생활을 거치며 갖게된 사진이라는 다른 분야의 취미로 넘어갔고
내가 가진 것 이상으로 정갈하고 가지런히 정렬된 블루레이 콜렉션이나
아름다운 크기와 성능을 자랑하는 스피커를 체험 및 중독시켜줄 지인이 현재 곁에 없다는 점이 정말 감사(?)하다.
쉴드TV는 컨트롤러 포함 버전으로 큐텐에서 관세, 배송비 포함 24만4천원에 구매했다.
뽐뿌 등에 올라오는 이벤트나 세일가격이 아닌 것을 감안하면 그냥 보통 정도의 가격이다.
재고있다는 판매페이지의 광고답게 일요일 저녁에 주문했는데 목요일 오전에 배송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미국의 시간대가 우리보다 반나절 이상 늦은 것을 감안하면 국내 배송도 아닌데 엄청 빠른 속도다.
연결하고 업데이트를 마치고 나서
우선 제일 기대하던 KODI를 통한 애트모스를 확인해봤다.
연결은 쉴드TV -> 사운드바 -> TV순으로 했다.
여기서 사운드바와 TV는 HDMI(ARC)로 연결해야 하고
HDMI 케이블은 피복면에 High Speed with Ethernet 이라 적힌 HDMI 2.0버전을 지원하는 선으로 해야한다.
(영상은 사운드바를 패스스루시켜 TV로 보내고 음성은 ARC로 돌아와서 사운드바에서 처리한다는 개념)
나는 강원전자의 1.5m짜리 선을 구매해 사용했다.(원통모양의 페라이트 코어 안달린 저렴한거)
쉴드 TV내에서는 크게 설정할 부분이 없고
KODI 내에서 패스스루 허용 항목만 켜주면 된다.
위의 항목은 스크린샷을 위해 윈도우 버전에서 찍은 것으로
쉴드 TV에는 DTS-MA, TRUE-HD 등 몇 가지 항목이 더 있다.
모두 켜주면 설정이 끝난다.
앞과 뒤의 소리를 기본 5.1채널보다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주는 애트모스 소스의 재생은 언제나 만족스럽다.
쉴드TV의 설정에서 악세사리 항목에서는 블루투스를 통해 게임패드를 연결할 수 있다.
내가 가진 것은 XBOX 360유선 패드와 Joytron의 DUO패드인데
엑박 유선패드의 경우는 USB에 꽂기만 해도 인식이 된다.
아이피타임 공유기(A3004NS-M)에 연결된 하드디스크를 외장 저장장치로 인식시키고
에뮬게임 어플인 레트로아크(RetroArch)를 통해
메가드라이브(Megadrive, 우리나라에선 '알라딘보이'였던)의 소닉3 & 너클스를 플레이 해봤다.
TV뒤로 기기를 숨기면 직진성 강한 5G 와이파이의 특성을 타는건지 영상 재생도 그렇고 게임도 그렇고
수신률이 엄청 떨어진다.
패드를 누르는데 키 딜레이가 심하게 느껴져 쉴드 TV를 TV 뒤에서 아래로 내려 노출시키니 딜레이가 거의 없어졌다.
엄밀히 말하면 레트로아크는 에뮬이라기보다는 에뮬을 서로 연동해줄 수 있는 포탈의 느낌이다.
조이패드의 설정도 각각 해줄 필요없이
1) 코어(에뮬) 다운로드
2) 컨텐츠(롬) 실행
크게 이 2가지만 신경쓰면 된다.
하이퍼스핀처럼 손이 많이 가지도 않는다.
내친김에 다른 에뮬도 확인해봤다.
쉴드 TV가 안드로이드 os다 보니 삼성 휴대폰에서 가능한 것들은 거의 다 가능하다고 봐도 된다.
어렸을적 TV로 즐기던 것을 현재의 TV로, 부모님 허락 안맡고도 맘껏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점은 좋으나
예전만큼 즐기지는 못할 것 같다.
당시의 추억과 부모님 허락유무를 떠나 이제는 눈높이가 높아진 그래픽 및 게임취향과
4K 해상도를 보면서 익숙해진 선명함,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잘못눌렀다 하면 주말따위 순삭해버리는
흥미로운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에뮬게임은 그때만큼 재미가 없더라.
스팀링크(Steam Link)라는 앱을 이용하면 방 컴퓨터에 설치해둔 스팀게임을 거실의 TV에서 플레이할 수도 있다.
갖고있는 몬헌월드를 플레이해봤다.
내 컴퓨터에 연결된 모니터가 FHD라 컴퓨터에 기본설정된 사양을 따라가는지
FHD해상도에서 4K 해상도로는 변경이 안되었다.
그리고 사운드바의 소리가 확 줄어든 것도 단점.
패드의 딜레이도 거의 없긴 했지만 간혹 미묘하게 느껴지는 점도 있었다.
기술의 발전이 신기하고 꽤나 쓸만하긴 하지만 직결에 비한 불편함이 아직은 존재하므로
쉴드TV를 이용해 무선으로 게임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쉴드TV가 발매된지 몇 년이 지났음에도 이를 뛰어넘는 훨씬 뛰어난 성능과 가격경쟁력을 지닌 기기가 없어
선택의 폭이 좁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이 기기를 통해 겪은 것처럼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제는 컨텐츠 소유의 개념이 아니라
클라우드를 통한 공유와 스트리밍의 개념이 되어가는 것 같다.
영상 분야는 이미 꽤나 성숙해졌고 유료라 이용하진 못했지만 지포스 나우 등을 통해
게임 분야도 점차 그렇게 되어가는 것 같다.
기왕이면 국내 기술로 '무선공유기(혹은 확장기)+UHD수신 안테나+게임 스트리밍+안드로이드 TV박스'가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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