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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11년 12월 19일, 월] 필리핀 여행 3일차 - 보홀(Bohol island) 호핑투어

by 이거는 2012. 8. 8.

 


  보홀, 흐리다 갬

  오전 5시 반에 일어나 세수만 대충 하고 알로나비치로 갔다. 어제 저녁 어둠속을 헤메서 비치까지 와봤기 때문에 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약속 장소로 가 보니 6시부터 보홀 섬 주변 호핑투어를 할 배가 대기하고 있었다.

 

<우리가 타고 갈 필리핀 전통 배 '방카'>


  호핑투어 예약은 네이버 카페 ‘보홀자유여행’을 통해서 했다. 다른 사람들과 배 하나를 공유해 같이 투어하는 것인데 같은 날 신청하는 사람 수가 많을 수록 비용이 저렴해진다. 우리는 10명 이상이 오늘 참여하게 되어 1인당 1250페소씩 2500페소를 냈다.

  어둑어둑하던 바닷가가 슬슬 밝아오고 모든 사람이 승선을 마치자 배는 돌고래를 볼 수 있는 포인트로 향했다.


<배가 상당히 흔들리는데도 저 자세로 갸우뚱 안하고 잘 버틴다>


  빵과 스프가 나와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가르며 어느 정도 갔을까 이곳이 돌고래가 나오는 지점이라고 했다. 우리 말고도 다양한 국적의 다양한 배들이 우리처럼 돌고래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물 위로 폴짝폴짝 뛰는 돌고래 무리가 나타나면 바다 위에서 구경중이던 배들이 모두 그곳을 향해 갔다. 마치 동네축구에서 아이들이 공 따라가듯 쫓아가는 모습이 더 웃겼다. 카메라로 잡기엔 너무 빨라서 사진으로 담을 수가 없었다.

  다음으로 간 곳은 버진아일랜드. 섬이 모래길로 연결되어 있었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경치였다. 우리나라에도 제부도가 일정 시간이 되면 썰물이 되면서 바닷길이 열리는데 여긴 제부도와는 다르게 인위적이지 않은 새하얀 모랫길이 멋졌다.

  오히려 너무 영화같아서 짐캐리 주연의 트루먼쇼(The Truman Show, 1998)처럼 바닷가에서 외부로 통하는 계단이 배경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것 같았다.


  발리카삭 섬(Balicasag Island)으로 옮겨 스노클링을 했다. 수영이야 어렸을 때 배워서 하면 되지만 지난번 호주 선샤인 코스트(Sunshine coast)때 수영하겠다고 까불다가 파도에 휩쓸려 죽을 뻔한 이후로 바다에 대한 공포감이 생겼다. 구명조끼를 입고 오리발을 낀 뒤 한번 수영해보니 자신감이 돌아왔다. 무엇보다도 맨 눈으로도 훤히 보이는 맑은 바닷물이 너무나 멋져서 이런 기회를 쉽게 보내고 싶지 않았다.

<미혼 여성들은 도우미들이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손잡고 어디론가 데려가더라구. 용왕이 간이 필요하다나>


  물안경을 끼고 수영을 하다보면 차가운 바닷물과 피부의 온도차이로 김이 서리는데 물안경 내부에 침을 발라놓으면 그것을 방지할 수 있다. 물고기 먹이로 쓸 빵을 한 개씩 나누어 받고 각자 보트주변에서 시간을 보냈다. 물속에서 거북이를 비롯한 열대환경에서만 서식하는 니모(Finding Nemo, 2003) 친구들을 많이 만났지만 니모는 못만났다.

  영화 '니모를 찾아서 2' 촬영하러 갔다더라구.

  점심을 먹기 위해 약간의 이동을 했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빛에 하얗게 빛나는 비치가 아주 인상적이더라. 사진이나 영화로 보면 멋질지 모르겠지만 배우들은 그 뜨거운 열기를 견디고 촬영해야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숨이 막힐 정도로 더웠다. 다행이 식사는 조그만 식당 옆 그늘쪽에 준비되어 있었다.

  어제 먹은게 잘못되었는지 나는 식사하러오기 전부터 위, 아래로 문제가 생겼다. 보트에 화장실이 있긴하지만 그건 순전히 변기만 있는 것으로 일을보면 주변에서 스노클링 중인 사람들은 내가 게워낸 내용물을 그대로 볼 수 있는 형태였다. 끝끝내 참아오던 것을 식사하려고 상륙한 섬의 주변 숲으로 가서 해결했다. 위로만 게워내는 것은 괜찮은데 배탈이 났는지 연신 설사를 했다. 체력이 확 빠지더라. 10분이 멀다하고 좍좍 뽑아내니 탈진하기 직전이었다.

  다들 준비된 해산물과 과일을 맛나게 먹는데 나는 물만 조금 마시고 그늘 아래서 해변을 구경했다.

  식사를 마치고 복귀하는 길에 필리핀에서 유명하다는 7D망고 음료를 나눠줬다. 12시 30분쯤 알로나 비치로 복귀했다. 오는 중에도 배(Ship) 밖으로 더 이상 나올 것도 없는 속을 게워냈다. 같이 동행한 꼬마도 멀쩡한데 나는 왜?!!!

  숙소로 돌아와서도 계속해서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오후 쯤이 되어서야 30분 정도는 화장실을 가지 않고도 견딜 수 있을만큼 진정되었다.

  예정대로라면 저녁은 가든카페(Garden cafe, JS. Tarralba Avenue, Tagbilaran)라는 탁빌라란 시내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먹으려 했지만 배탈이 심해서 숙소와 가까운 알로나 비치(Alona beach) 주변만 둘러보기로 했다. 여행에서 해당 지역의 특산 음식을 먹어보는 것이 반인데 그 즐거움을 누릴 수 없으니 영 아쉬웠다.


 저녁은 비치에 가까운 펍에서 산미구엘 맥주를 마셨다. 또...?


섬 호핑투어(Hoping tour) : 2500페소(2명, 67,000원)

군것질, 식사 : 650페소(1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