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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11년 12월 25일, 일] 홍콩 여행 3일차 - 웡타이신 사원, 마담투소 박물관

by 이거는 2012. 8. 21.

  홍콩, 구름 조금

  숙소 근처에서 아침을 먹었다. 면류 음식을 시켜먹었는데 맛있긴 했지만 끝까지 다 먹지는 못했다. 한국과는 미묘하게 다른 중국음식 특유의 느끼함이 있었다. 필리핀과 일본을 여행할 때는 괜찮았는데 이곳에서는 매 식사마다 메뉴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메뉴에 변변한 그림 한 장 없다. 혼자였으면 주문할 엄두도 안난다.>


<육개장과 비슷한 느낌이 나지만 맛은 좀 많이 다르다.>



  필리핀에서 못다한 여행의 묘미라 할 수 있는 군것질과 돌아다니면서 보이는 길거리 음식도 궁금한대로 먹어보려니 몇 일 전 배탈났던 위가 또 놀랬나 속이 항상 더부룩하다.

  지하철을 타고 웡타이신 사원(Wong Tai Shin Temple)으로 향했다.

 

<도심의 오래된 건물들을 보고있자면 홍콩영화의 주인공들, 이를테면 왠지 허름한 차림의 주성치나 도신에 나왔던 주윤발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건물들의 1, 2층은 상가, 나머지는 숙소의 용도로 쓰인다. 주상복합이네.>


  어릴적 돈암동의 산골에서 자라온 나는 산 곳곳에 위치한 절들의 영향으로 향 냄새를 맡으며 자랐다. 지금도 그 냄새가 좋고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데 지하철에서 나서는 순간부터 향 냄새가 나는 것이 타국임에도 뭔가 친숙한 기분이 들었다.

<입구 좌우로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있다.>


  웡타이신 사원은 홍콩 최대의 도교 사원이란다. 중국 광저우에 있던 것을 1921년 옮겨왔다는데 웡타이신은 한국말로 하면 황대선이란 사람을 기리는 곳이다. 황대선은 중국 남송 때의 의사다. 뭔 의사를 신으로까지 추앙하나 하지만 사실 그 옛날 다 죽어가는 사람을 멀쩡하게 낫게 한다면 그보다 더 서프라이즈 한 일이 또 있을까? 중국은 삼국지에 나오는 길평이나 화타도 그렇고 그 훨씬 이전에 살았던 편작까지 여러 유명한 의사들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우리나라도 조선때 사농공상으로 기술을 천시하지만 않았어도 허준을 비롯한 유명한 의사들의 이야기가 많이 남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중국의 건물답게 우리는 조선 이후의 사대문화로 건축물에 사용하지 못한 금색과 붉은색으로 어울어진 건물의 외관이 눈에 확 띈다. 이곳에서 기도하면 병이 낫는다는 말이 있기 때문인지 유명 여행지라 하면 보통 여행자들로 북적이는 것과는 다르게 현지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인류가 달에 다녀온지 40년도 넘었고 인터넷 등의 기술 발전이 이루어졌건만 지금도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전통적인 신앙과 믿음은 변함없음을 느낄 수 있었다.

<경복궁에서 본 해태하고 비슷하게 생겼네? 넌 이름이 뭐니?>


  지하철을 타고 어제 왔던 센트럴 역으로 향했다. J2 출구로 나와 피크트램(Peak Tram)을 타기 위해 언덕을 걸어 올라가는데 이건 도로의 좌우만 바뀌었을 뿐 완전히 서울의 남산에 오르는 것과 느낌이 같았다.


<첫 운행은 1888년으로 벌써 120년이 넘게 운행하고 있는 피크트램>


  산 위에 위치한 피크타워엔 박물관인 마담투소(Madame Tussauds)가 유명하다. 마담투소는 프랑스에서 태어나 영국으로 옮겨갔는데 런던에서 밀랍으로 만든 사람들을 전시하던게 시초가 되어 지금은 그녀의 이름으로 세계 곳곳에 밀랍인형 박물관이 생겼단다. 홍콩도 그 중 하나인데 홍콩의 스타들은 물론 아시아, 헐리웃 스타까지 실물크기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온라인으로 티켓을 구매했다.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10퍼센트가 싸기도 하거니와 티켓박스에서 구매를 위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가능하면 미리 구매해두는게 정신건강에 좋다. 피크트램 티켓은 여행사에서 구매대행을 해준다. 마담투소 티켓은 여기(www.madametussauds.com/hongkong)에서 구매했다.


  입구에서는 홍콩 최고의 스타인 성룡을 만날 수 있다. 근데 원활한 입장을 위해서 개인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원하면 돈 내고 사진을 찍을 수는 있지만 이건 입장객 모두를 위한 배려(?)란다.


<이런 무대에 욘사마가 빠질 수는 없지.>


<어우 니콜 진짜로 키 크더만>


<니콜만 큰게 아니라 졸리도 졸리 키 크더라. 브래드피트야 원래 185쯤 한다지만.>


<화끈한 액션의 양자경 누님>


<까만 피부가 매력적인 고천락. 내 군대 동기중에도 얘랑 비슷한 얼짱 친구가 있다.(관심있다면 연락은 개인적으로)>

 

<삼국지에서 조자룡으로 출연한 유덕화. 주윤발은 괜찮은데 얘는 헐리웃에서 좀처럼 잘 안풀리는 느낌이 든다.>


<중국 가요계 4대 천왕 중 하나인 곽부성.>


<얘가 장백지. 미안해 난 살빠진 케이트 윈슬렛(타이타닉)인줄 알았어.>


<로버트 패틴슨. 영화 속 캐릭터 만큼이나 창백한게 뱀파이어 역할 제대로 맡았다.>


<실제 인물을 밀랍인형으로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는 코너도 있다.>


<나 어릴 적에 이연걸 정말 좋아했는데 헐리웃으로 가더니 악역만 맡아 아쉽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이 모습을 유지하던 장국영. 근데 게이였다더군. 잘난 사람이 뭐가 아쉬워 남자를 좋아해?>


<오바마, 치킨먹게 가서 콜라하나 사 오세요.>


<후쥔타오.>


<모택동,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인물로 기네스북 등재. 우리나라 인구에 근접한 4000만명을 죽였단다.>


<피카소 할아버지>


<그래서 입자라는겨 파동이라는겨?>


<견자단하고 이연걸하고 성룡하고 싸우면 누가 이겨요?>


<여명은 진짜 사람같네.>



  빅토리아 피크에서 유명한 홍콩의 야경을 보기 위해 날이 지기만을 기다리는데 바람이 엄청나게 불었다.



  역시나 내려올 때에도 피크트램을 타기위해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바람때문에 춥기는 또 얼마나 춥던지 뜨거운 캔커피가 10분도 안되어 식어버리더라.

<이 시간도 정상에 오르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다.>



  조단(Jordan)역에서부터 몽콕(Mong kok)까지 거리 좌우로 늘어선 시장거리를 보면서 걸었다. 영화에서나 보던 홍콩의 전통적인 시장 분위기 좋았다. 상인들이 허락하지 않아서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다. 디자인 유출되면 다른 상인들이 이용한다더라. 정작 물건은 안사고 사진만 찍는 것도 싫긴 했으리라.


마담투소 : 320(160 x 2명)

군것질, 식사 : 373

피크트램 : 선물받은 티켓

총 지출 : HK$ 693(1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