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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11년 10월 26일, 수] 마틴 캠퍼스 시험

by 이거는 2012. 7. 29.

  바기오, 맑음

  마틴 캠퍼스로 옮기고 싶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봤다. 간단한 1:1 영어면접(말하기)과 토익과 비슷한 유형의 시험(듣기, 읽기), 편지나 이메일 작성(쓰기)을 하는데 매달 마지막 주에 시험을 본다고 했다. 여기 머무는 학생 중에서도 보다 상급과정의 수업을 듣기위해 시험보는 경우가 많았는데 나의 경우 겨우 8주의 수업을 생각하고 왔기 때문에 지금 기회를 놓치면 마틴에서 공부할 기회가 없었다.

  운 좋게도 온지 3일만에 합격해서 다음주부터는 마틴에서 공부하게 되었다. 별거 아닌 캠퍼스 옮김이었지만 사람들 분위기로는 마치 제대하는 사람들을 보는 눈빛이었다. 마틴의 좋은 점이란 비교적 소수로 운영되기 때문에 밥맛이 좋다고 하는 점과 시내에서 5분거리로 가깝다는 점이었다. 여기 롱롱 캠퍼스의 위치가 오죽하면 사람들이 부러운 눈으로 볼까.

  마틴은 본래 숙박업소였던 건물을 개조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방들마다 현관문과 각 방으로 들어가는 문이 나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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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 캠퍼스는 스스로의 원하는 수업과정을 듣기 때문에 이곳처럼 배치(Batch)라고 불리는 동기들이 따로 없다. 공부도 각자 개인적으로 하는데 스스로의 할당량만 끝낸다면 오히려 이곳보다 개인시간이 많기 때문에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들은 외로움에 여기보다도 더 적응하기 힘들어한다고 했다.

  내가 생활해본 느낌으로는 확실히 보다 전문적이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하는 분위기였다. 평소 밤 늦게까지 공부하고 주말에도 학원에 머무르며 주중에 못다한 공부를 하는데 자율 속에서도 스스로에 대한 통제를 잘 하는 학생들이 많더라. 학원 교칙인 24시간 영어사용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사람도 없었고 토익 800점 이상은 보통, 900점을 넘는 학생들도 꽤나 있었다.

  내 점수는 부끄럽게도 중학교 때 본 285가 공식이지만 오래 지났으니 말소되었겠지. 하지만 주눅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영어 향상의 목적으로 이곳에 모인 사람들이니 각자 원하는 것을 얻어가면 되는 것이니까.

  롱롱에 있었다면 가만히 있어도 잘난척 혹은 아는척 한다고 생각될 학생들이 한 곳에 모여있으니 특별할 것도 없고 차라리 끼리끼리 선의의 경쟁도 되어 좋았다. 덩달아 본인들도 부담없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리라. 각자의 꿈과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그들의 분위기와 집념이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공부하고 싶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자기절제와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 진짜 공부만 하게 생겼을거 같은가? 영어에 겁이 없으니 오히려 더 '잘 놀더라'. 공부도 하고 여가도 재미나게 쓰고.

  롱롱 캠퍼스처럼 여기도 밥해주지 빨래해주지 청소해주지, 매니져들이 관리해주지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산골이라 날도 선선하니 집중하기도 쉬웠다. 게다가 사람들도 가족같고 잘해준다. 한인매니져와 선생님들은 물론, 오피스 직원들도 그렇고 간호사, 고민상담사, 요리사, 청소아줌마, 빨래아줌마 심지어는 경비까지도 친절해서 좋았다. 호주처럼 눈 마주치면 인사하는 것이 보통인데(학원이니까) 매일 보는 사람들이니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요리사들하고 친해지면 식사시간이 아니라도 따듯한 밥과 반찬을 푸짐하게 먹을 수도 있었고 쉴 때는 커피한잔 마시면서 얘기하는 것도 좋았다.


<시간표>

06:00 기상, 아침식사

07:00 영어권 뉴스듣기 및 쉐도잉(Shadowing, 듣고 따라말하기)

08:00 1:1 수업 x 3시간

11:00 4:1 그룹수업

12:00 점심식사

13:00 1:1 수업 x 2시간(1개는 필수, 1개는 추가 가능)

15:00 레벨별 그룹 스터디 - 어휘암기 시험

16:30 선택수업(선택)

17:30 선택수업(선택)

18:20 저녁식사

19:10 한인 매니져 문법수업(선택)

20:00 레벨별 그룹 스터디 x 2시간(필수)


매일 영어일기 작성, 매주 일요일 20:00부터 모의토익.


  모든 수업을 마치면 저녁 10시. 이때부터는 자습시간이다. 보통은 이때 자습이나, 과제, 단어암기, 영문일기를 쓴다.

  룸메가 말하길 책임에 따른 자율이 롱롱보다 훨씬 나은게 간혹 필리핀 여자친구를 사귄친구들은 그룹스터디 시간을 줄여서 요 시간에 남몰래 연애하고 들어온다고 했다. 학원 입장에서도 복귀시간 등의 규정만 지킨다면 적극적인 필리핀 생활을 막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능력도 좋아... 대체 어디서 어떻게 만나는거지?

  일기쓰는 것을 좋아하던 나는 영문일기를 쓰는 것에 재미들려서 하루도 빠짐없이 쓰고 1:1 수업 때 첨삭지도를 받았다. 수정이 필요한 문장이 엄-청 많았다.

  진작에 이곳을 들러 호주로 가야했다. 이처럼 즐겁고 설레는 나날을 보낼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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