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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킹홀리데이/9. 빌로엘라(Biloela)

[11년 10월 18일, 화] 호주와 한국의 다른 점(자연)

by 이거는 2012. 7. 23.

  자연과 관련해 호주가 한국과는 다른 점을 몇가지 적어본다.


01. 끔찍한 생물



  호주에 온 이후에 이곳의 숙소로 와서 베드버그(Bed bug)란 것을 경험했다. 바퀴벌레처럼 생긴 좁쌀에서 쌀알만한 갈색 벌레인데 침대 매트리스에 서식하며 모기처럼 사람의 피를 빤다.

  한국에서 말하는 빈대같은 벌레인데 백팩커스(Backpackers)라고 불리는 커다란 백팩을 등에 매고 여행하는, 단기 숙박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여행자들이 많은 나라라서 그 비율이 높은 것 같다. 잦은 이동을 하다보니 잠시 머물던 숙소에서 옷이나 짐에 벌레가 붙어 다음 숙박업소에도 전해지는 것이 일반적인 전파 경로란다. 때문에 북미나 유럽권 여행에서는 그리 생소한 모습은 아니라고 하더라.

  처음에는 잘 안씻고 비위생적인 사람들이나 걸릴 것이라고 치부했으나 내가 겪어보니 그게 아니다. 똑같이 베드버그가 있는 침대에서 잠이 들어도 물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준이처럼 멀쩡한 사람도 있다. 어떤 기준으로 물리는지 모르겠으나 물리면 간지럽고 부어오른다. 처음에는 모기 상처처럼 보여서 모기를 찾아봤지만 내가 묵는 숙소나 숙소 근처에서 모기라고는 거의 못봤다. 그런데 갈수록 상처가 늘어나 의심을 해 봤는데 알고보니 베드버그였다. 어떻게 이런 것들이 있을 수 있는지 한국에서 집과 학교만 오갈 때는 상상도 못해본 일이다.

  간지러워서 긁으면 붉게 부어오르는데 흰 피부를 지닌 사람이나 여자들을 보면 심한 경우 홍역앓듯이 피부가 벌개지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나중에 가라앉으면 거뭇거뭇하게 흉터도 남는다.

  배드버그만큼 샌드플라이도 무섭다. 예전에 프랭크 형과 글래드스톤(Glad stone)으로 낚시하러 간 적이 있는데 말로만 듣던 샌드플라이(Sand fly)에 물려 한 달 동안 가려움에 고생한 뒤로는 바다낚시가 항상 조심스러웠다.



  처음에는 바닷바위 주변을 날아다니던 하루살이(갈색으로 과일에서 생기는 날벌레와 비슷하게 생겼다.)가 피부에 앉나보다라고 생각했다가 나중에 얘들이 피를 빤다는 사실을 알고 섬짓했다. 토마토 농장의 파리처럼 호기심이 많아서 도망도 안가고 자꾸 붙는다고 생각했지만 피를 빠는 것은 베드버그 수준의 충격이었다. 차량에 휴대용 프로판 가스통을 연결한 화염방사기를 휴대하고 매번 낚시때마다 주변을 불사를 수도 없고 뭐 이런 끔찍한 생물이 다 있지?

  수십마리가 뭉쳐다니기에 물리면 곰보되는거 순식간이다.


02. 위험한 동물



http://www.avru.org/general/general_mostvenom.html

  호주의 독사는 세계에서도 유명하다. 가장 강력한 독을 지닌 뱀부터 나열하면 상위 1위부터 11위까지가 호주에 서식하고 5마리를 제외한 25등까지의 독사가 모두 호주에 산다. 다행인 것은 독 자체는 위험할지 몰라도 문다고 무조건 죽는 것은 아니라는게 해당 페이지의 설명. 그리고 보통 유명한 독사들은 호주 중심부 아웃백이나 들어가야 만날 수 있다는게 위로라면 위로랄까.

  문두버라에서 만다린을 피킹할 때 같이 지내던 형들 중 하나는 시골에서 자라서 뱀을보면 입맛부터 다시는 사람이 있었다. 농장에서 일하면서 가끔 보이는 뱀을 잡아다가 쿨백(지퍼달린 가방)에 담아서 일을 마치면 구워먹고는 했는데 어느날 농장주가 궁금해 물어보기에 보여줬더니 식겁하더란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너는 안줘. 나 혼자 다 먹을거야라고 말했더니 다음날부터 꼬장부리던 농장주가 순순해졌다나.



  상어. 일반적으로 상어라면 별로 만날 일이 없겠지만 '브리즈번 강(Brisbane river)'에는 상어가 산다. 상어가 어떻게 민물에 살아? 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과학자들도 정확한 이유는 밝혀내지 못했지만 특히나 입스위치(Ipswich) 쪽의 브리즈번 강은 불 샤크(Bull Shark)의 서식지다. 지난 홍수 때 시내에 상어가 돌아다닌다는 뉴스를 들어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모르던 정보를 한국의 가족들로부터 들어서 알게되었다.

  다 자란 상어는 꼬리까지의 길이가 3미터. 때문에 브리즈번 강에서는 절대 수영하지 말 것. 한방에 꼬르륵 하는 수가 있다.

  호주의 시드니나 멜번, 애들레이드 등의 남부 지역에서는 걱정할 일이 별로 없지만 록햄턴을 넘어선 중북부 지역에서는 악어의 출현도 무섭다. 나는 호주생활을 하는 내내 차 트렁크에 낚시도구를 항상 보관하면서 보이는 강이나 바다마다 낚시하기를 즐겼다. 록햄턴을 관통해 흐르는 피츠로이 강(Fitzroy river)에서도 인포메이션 센터를 들러 낚시할만한 곳을 찾는데 사람들이 말리길 여기는 악어가 산단다.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근데 걔들도 배 띄우고 할건 다 하던데?

  난 바다에도 악어가 산다는 것을 호주와서 처음 알았다. 하기야 상어가 민물에 사는데 악어가 바다에 살지 못할 이유도 없겠지. 이제는 돌고래가 육지에서 맥주마신대도 믿겠어.


03. 위험한 곤충



http://www.termite.com.au/spider-identification.html

http://www.hotelclub.com/blog/the-10-most-dangerous-animals-in-australia

  호주에는 독으로 유명한 거미도 많다. 그 중 위에 보이는 붉은 등 거미를 비롯한 종류는 호주 전역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농장일하면서도 자주 봤고 도시에 살면서 본 것도 있다. 나는 거미를 워낙에 싫어하기 때문에 보이면 신문지를 둘둘 말아 확 잡던지 일 중이라면 안전화를 신고다니니 그냥 밟아버린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호주에서도 유명한 독거미더라. 모르는게 약이네?

  요새는 예전처럼 물려도 많이 죽지는 않는다는게 백신이 있어서 적절한 치료만 한다면 20% 미만의 사망률을 나타낸단다. 뭐야? 이게 위로야? 붉은 등 거미나 시드니 등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Funnel web spider의 경우 한번에 죽여야지 공격적이어서 잘못 건들면 조그만게 사람에게 덤빈다.(그 모습이 다 큰 남자도 비명지르게 만든다)


04. 성가신 식물

  가시풀. 이름을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문두버라와 갠다에서 농장일을 할 때는 가시풀이 항상 성가셨다. 어느샌가 옷이나 신발에 묻어와 카라밴 바닥과 이불 다른 옷 등에 옮겨붙더라. 털어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 일할 때 신발 속으로 들어가면 굉장히 성가시다.


05. 야행성 야생동물

  호주에는 캥거루는 물론이고 토끼나 다람쥐 등의 야생성 동물들이 많다.

  브리즈번에서 Gympie만 벗어나도 도로는 상행선과 하행선의 2차선이 된다. 가로등도 없는 도로니 펜스가 있을까 보도블럭이 있을까? 당연히 많은 야생동물을 도로 위에서 만나곤 한다. 어두운데 믿을거라곤 내 차의 라이트 뿐인데 야간에 100km 근접한 속도를 낼 때 운전자의 가시거리는 50m도 안된다. 여기에 놀란 후의 반응속도, 차량의 제동거리를 생각하면 충분히 사고가 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평소에 야간운전을 할 때 토끼나 개구리, 다람쥐 등은 그냥 밟고 가기도 한다.(갑자기 꺾으면 위험하니까)

  캥거루를 치면 간단한 사고로는 끝나지 않는다. 차량은 거의 운행불가. 어쩌면 그대로 폐차를 해야하고 운전자나 승객도 크게 다칠 수 있다. 흔히들 쓰는 싸구려 2G 휴대폰에 옵터스를 쓴다면 통화를 하려 해도 잘 잡히지 않는 전파 때문에 도로에 다른 차량이 지날 때까지 마땅한 도움도 구할 수 없다.

  때문에 야간운전은 가능한 하지 말것을 권한다. 아니면 큰 트레일러 뒤에 붙어 운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06. 새들의 천국

  호주는 새들이 종류도 많고 개체 수도 많다. 아침마다 잠을 깨우는 것은 새들이고 이러한 새들이 청소부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전날 저녁에서 오늘 아침까지 이르는 시간에 도로 위에서 죽은 동물들의 사체들은 새들이 다 먹어치운다. 공원 등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도 다음 날 아침이면 말끔하게 치워진다.

  새들이 뭔 힘이 있어 도로 위에서 죽은 그 큰 동물들을 치울까 싶지만 그들의 협력(?)을 본다면 영화 쏘우(Saw)를 본 이상으로 놀라게 될 것이다.


07. 억세고 큰 나무들



  한국은 예전에 먹을거리와 땔감으로 산들이 벌거숭이가 되었다는데 호주는 나라 내부에서 큰 전쟁을 겪지 않아서인지 높이도 높고 둘레도 어마어마한 나무들이 많다. 몇십미터는 될만한 나무들과 성인 남자 너댓명이 팔을 이어야 둘레를 잴만한 큰 나무들을 쉽사리 볼 수 있는 점이 너무도 신기했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도 둘레가 큰 나무 중 하나인데 내가 본 나무들이 바오밥나무 중 하나였는지는 모르겠다. 중서부에서는 자주 볼 수 있다던데 내가 머문건 동부와 남부 뿐이라서.


08. 별자리와 태양의 위치



  나는 특이한게 '별자리와 우주' 등 궁금하지만 일상에서는 쓸모없는 정보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 블로그 제목이 공상연구소인 것도 그런 이유 중 하나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남반구인 호주에서 보이는 별자리는 한국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다. 오리온자리의 경우는 호주에서도 볼 수 있지만 기타 나머지 별자리들은 모두 생소하다. 별자리를 익히기도 어려운게 대도시만 약간 벗어난 동네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별들이 엄청 많다. 때문에 보통 눈에 잘 띄는 별 위주로 만들어지는 별자리를 시골에서 익히기는 오히려 어렵다.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작은곰자리의 북극성이 호주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이곳의 사람들은 야간 항해시 북극성이 아닌 남십자성(서던크로스, Southern cross)으로 방향을 잡았단다. 호주의 국기에도 나온 별이 바로 이 남십자성이다. 국기 뿐 아니라 여러 상표나 명칭에서도 서던크로스가 쓰인다. 멜번에는 서던크로스 역이 있다.

  태양의 위치도 다른게 우리처럼 동에서 떠서 서로 지는 것은 같지만 하루 중 떠 있는 위치가 북쪽으로 치우쳐 있다.

  브리즈번에서 차를 사서 록햄턴에 공장을 지원하기 위해 올라가는데 나는 분명히 북쪽을 향해가는데 태양이 앞에서 비춰오니 의아해 했던 적이 있다. 적도지방에서는 태양이 머리 위로 지나간다던데 너무나 놀랍고 신기했다. 암튼 이러한 이유로 호주에서는 남향보다는 북향의 집이 일조에서 유리하다.


09. 코리올리

  고교시절 코리올리 효과라고 들어보았는지 모르겠다. 록햄턴으로 올라가면서 경험한 태양의 위치를 보고 갑자기 떠올리게 되었다. 지구의 자전 때문에 남극에서 적도 쪽으로 대포를 쏘면 예상지점보다 서쪽으로 떨어지게 된단다.

  내가 좋아하는 쥘베르느의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의 마지막 부분을 보면 포그 일행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세계일주를 하게되는데 체감 날짜는 80일이 넘지만 실제 날짜는 날짜변경선의 영향으로 그보다 적어서 결국에는 80일만에 세계일주를 달성하게 된다.

  이러한 지구 자전으로 나타나는 코리올리 효과를 쉽게 알 수 있는게 태풍이다. 호주에서는 태풍도 우리네 북반구처럼 반시계 방향이 아닌 시계방향으로 분다는데 정말로 그런지 궁금했다. 하지만 이 호기심은 호주를 떠나는 날까지 해결하지 못했다.

  당연히 호주에서 이런 것을 체험했다가는 그대로 호주 땅에 묻혔을지도 모르지.



  앞서의 동물들과 식물들이 무섭다고 생각되는가? 호주에 사는 사람들은 북한과 대치중인 우리나라의 상황을 훨씬 무섭다고 생각한다.

  등잔밑이 어둡다고 군복무중인 사람이 군대의 사건 사고를 외부의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전해듣듯이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때 나도 모르는 한국의 소식을 그들로부터 들었다.

  어느게 더 무서운 것이고 누가 더 안전불감증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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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준비하면서 참고한 자료 : [11년 10월 19일, 수] 호주를 떠나면서